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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올해도 번 돈보다 설비투자 더 하며 체질개선 박차...사업구조조정 통해 자금조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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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올해도 번 돈보다 설비투자 더 하며 체질개선 박차...사업구조조정 통해 자금조달 추진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5.06.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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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대표 서강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보다 더 많은 돈을 설비투자에 지출하는 한편,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며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업황 침체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ESG경영의 일환으로 이뤄진 친환경 설비 구축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돈 안 되는 사업 정리와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을 통해 미국 제철소 건설에 들어가는 8조5000억 원 규모 자금 소요에 대비해 나갈 방침이다.

30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NCF)는 5988억 원인데 반해 자본적지출(CAPEX)는 6301억 원이다. 설비투자에 지출한 금액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보다 313억 원 많다. 지난해에도 CAPEX가 531억 원 많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3년에는 NCF가 CAPEX 보다 무려 1조1000억 원 이상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업황 침체에 철근 가격 하락이 더해지며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이 감소한 가운데 환경설비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환경설비 투자는 탄소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ESG경영의 일환이다.
 
실제 최근 5년간 현대제철의 설비투자액을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7200억~9600억 원 수준으로 1조 원 이상을 기록한적 없다. 지난해는 1조4307억 원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2022년부터 올해 말까지 환경설비인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를 구축 중이다. 코크스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 증기 및 전력으로 재생산해 온실가스를 감축한다. 연간 약 50만톤 이상 온실가스 저감이 기대된다.

2023년 4월부터는 ‘2030년까지 연 500만톤 저탄소 제품 생산’이란 탄소중립로드맵에 따라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구축에도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은 2029년까지 8조5000억 원을 들여 연산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미국 현지에 건설할 계획이다.

고율 관세와 공급망 불안정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향후 3~4년 간 현대제철의 CAPEX 규모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3월 말 기준 2조899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11.5% 증가했지만 추후 발생할 CAPEX를 고려하면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올해 업황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2630억 원으로 전년 150억 원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희소식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중국 철강 감소와 중국·일본산 열연 반덤핑 잠정 관세 부과로 철강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단조사업과 무한궤도 생산 공장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대규모 설비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끊임없는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유력한 매각 물건은 2020년 단조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현대IFC다. 동국제강과 매각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철강 본원사업 강화 차원에서 인수를 공식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굴삭기 핵심 부품인 무한궤도를 생산하는 포항 1공장 매각도 추진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인데, 대주KC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관 제조 자회사인 현대스틸파이프도 매각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312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이 부진한 곳이다.

인적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부터 임원 급여 20% 감축, 희망퇴직 접수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가동을 사실상 중단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을 타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구조조정도 실시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설비투자 확대로 유동성 부담이 커지는 만큼 비핵심 사업 축소,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품목 확장을 통해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향후 수요 변동에 유연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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