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년사에서 '완전히 차별화된 넘버1'을 목표로 1등 전략을 제시했던 김성환 대표 역시 성과를 조기 달성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연결기준 1조67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9% 증가하며 국내 증권사 중 1위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 중 최초로 반기 순이익 1조 원 돌파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순이익 6509억 원을 거둔 결과다.
김 대표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연간 당기순이익 1조1189억 원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1위를 달성했고 올해 3분기까지도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호황 속에 각 사업부문이 골고루 성장하며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리테일·IB·S&T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브로커리지부문 순영업수익은 32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으며 자산관리 순영업수익도 1469억 원으로 20.6% 늘었다.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수익만 2626억 원으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운용부문 순영업수익은 1조7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3% 증가한 가운데 IB부문 순영업수익도 5919억 원으로 21.4% 늘었다.
국내 1호 IMA 인가를 받은 것도 올해 김 대표의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IMA 1호 사업자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IMA는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인 증권사에 허용된 계좌로 고객 자금을 모아 회사채, 기업대출, 부동산 PF 등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제공하는 원금지급형 상품이다. IMA 사업자 인가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과 IMA를 합해 자기자본의 300%까지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 체제에서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위해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과 인력 보강을 실시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말부터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1조9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 가능한 발행어음 한도를 확보함은 물론 IMA 사업 도전을 위한 준비였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본부를 1·2본부 및 퇴직연금운용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개인고객그룹 투자상품본부에 채권상품담당을 신설하는 한편 PF그룹 PF2본부에 프로젝트금융담당을 신설하는 등 리테일·IB 부문에서의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업금융(IB)와 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김 대표가 취임 후 IB·리테일·자산운용(S&T) 등에서 전반적인 실적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경영기획 총괄 시절에는 2017년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 증권사 최초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19년부터는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아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2023년 증권업계 최초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액 50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CEO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는 대신 실적에 따라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김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확대에 성공한 가운데 IMA 사업자 지정도 마무리함에 따라 김 대표의 연임을 점치는 시각에 무게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 이전의 CEO들도 5년 이상 장수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 역시 김 대표의 연임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간 한국투자증권 CEO를 역임했으며 후임자인 정일문 부회장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다. 김 대표 역시 올해 3월 첫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김 대표 체제 아래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증권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IMA 사업자 선정 후 안정적인 신규 사업 안착을 위해 김 대표가 연임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