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경남에 거주하는 지 모(여)씨는 B가전업체 정수기를 10년 넘게 이용하며 관리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계약 만료 시마다 신제품으로 교체해왔다. 올해도 “3월27일 만기이며 교체 시 상품권 혜택이 있다”는 안내를 받고 타 사 제품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후 실제 계약 만료 시점이 6월로 확인되면서 지 씨는 정수기 철거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지 씨는 “담당자가 새 제품으로 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만기일을 달리 말한 것 같다. 철거비까지 발생할 줄 알았다면 중도에 해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례3=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는 대형 유통사 C사에서 김치냉장고를 주문했다. 제품 설치 이후 냉동·냉장 칸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상담원에게 반품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당시 상담원은 “반품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이 씨는 반품 접수한 뒤 새 냉장고를 다시 구매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기존 냉장고를 수거해가지 않았다. 이 씨가 수거 관련해 문의하자 유통업체 측은 “고객 변심에 의한 반품은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이 씨는 "처음부터 안 된다고 했다면 그냥 사용했을텐데 이제와 말을 바꾸면 어떡하란 말인가"라고 답답해했다.
#사례4=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김 모(여)씨는 백화점 VIP 등급 유지를 위해 지난해 12월 말 D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매장에서 가방을 구매했다. 결제 전 직원에게 실적 반영 여부 등을 재차 확인했다. 매장 직원은 D사 제휴카드라면 별도 절차 없이 100% 실적 반영이 가능하다고 안내해 D사 계열사 제휴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그러나 실적이 충족되지 않아 확인해보니 앱에서 'D 백화점 실적에 관한 제3자 이용동의'를 하지 않았고 D사 제휴 카드가 아니라 결제금액의 50%만 산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결국 실적 50%만 반영돼 VIP 등급을 유지할 수 없었다"며 "직원 사과만으로 끝날 일인가"라고 기막혀했다.
고객센터 상담원이나 판매원 등 직원의 잘못된 안내로 소비자들이 금전적·시간적 손해를 보고 혜택을 놓치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오안내로 인한 피해가 명확해도 상당수 기업이 별도의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소비자와 최접점인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적 오류'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상황이다보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다.
8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직원의 잘못된 안내로 소비자들이 손해를 입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구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렌탈 △보험 △통신 △백화점 △이커머스 △상조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유사한 유형의 민원이 반복되고 있다.
주로 ▶삼성전자·LG전자·코웨이·쿠쿠·청호나이스 등 가전렌탈업계는 계약 만료일을 잘못 안내받아 해지했다가 예상치 못한 위약금을 떠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는 이용 중인 요금제, 서비스 등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안내로 금전적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쿠팡·G마켓·11번가·SSG닷컴 등 대부분 온라인몰에서는 반품 가능 여부에 대한 오안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품이 가능하다는 안내와 달리 실제론 불가하거나 환불·취소 요청이 정상적으로 접수됐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누락돼 소비자가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등은 VIP 선정 기준이나 반품 환불 안내에서 이같은 문제가 빚어진다.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 등 보험사는 수술, 치료 전 보험금 지급 여부를 묻고 진행했는데 뒤늦게 부지급되면서 갈등을 겪는 경우가 잦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직원들의 안내를 원칙으로 믿고 렌탈 계약 해지 및 제품 구매, 수술 방식 등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오안내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다수의 업체들은 보상 등 해결책이 미흡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직원의 오안내로 피해가 발생했다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합당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별도 보상 체계를 두지는 않고 사안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철거비, 미지급 보험금, VIP 혜택 상실 등 실질적인 손해를 입지만 업체는 환불이나 단순 사과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같은 구조는 현행 소비자 보호 체계의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역시 주로 제품 하자나 계약 해지에 따른 환불 기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직원의 구두 안내 오류로 인한 손해까지 폭넓게 보상하도록 강제하기는 어렵다.
결국 소비자가 사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에서는 상품 구조와 혜택 조건이 복잡해지면서 약관과 예외 조항이 세분화돼 일선 직원이 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채 응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의 계약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조건에 대해서는 구두 안내에 그치지 않고 서면 또는 전자문서 형태로 재확인 절차를 의무화하고, 직원 안내와 실제 약관이 상충할 경우 사업자 책임을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반복되는 오안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관리 책임 강화와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