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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안해요” 거절했지만 몰래 계약하고 돈 빼가...보험사 ‘막무가내 TM’ 피해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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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안해요” 거절했지만 몰래 계약하고 돈 빼가...보험사 ‘막무가내 TM’ 피해 잇달아
금융당국 개선책에도 현장 관리 미흡 지적
  • 장경진 기자 jkj77@csnews.co.kr
  • 승인 2026.07.02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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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천안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해 1월 라이나생명 텔레마케팅(TM) 전화를 받고 치아보험 가입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무단으로 계약돼 피해를 입었다. 박 씨는 올 1월 다른 보험 건을 확인하다 라이나생명 치아보험으로 월 3만 원씩, 총 10개월간 보험료가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철회 의사를 밝히기 전 제공했던 카드 정보로 보험료가 청구된 것. 라이나생명 측은 민원을 인지하자 계약 철회 및 보험료 환불을 완료했고 설계사를 징계했다고 밝혔다.

#. 대구 달서구에 사는 양 모(남)씨는 지난 5월 AXA손해보험(이하 악사손보)의 자동차보험 전화 상담 중 가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안내 문자나 약관 서류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80만 원 상당 보험료가 카드 일시불로 무단 결제된 사실을 발견했다. 통화 과정에서 알려준 카드 번호로 보험료가 결제된 것. 악사손해보험 측은 상담 과정에서 의사 전달에 혼선이 생겨 일반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준수되지 않은 개별 사례라며 신속히 계약 취소 및 환불 완료했다고 답했다.

#. 경기도 화성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6월 AIG손해보험으로부터 기존 가입된 치아보험 안내인 줄 알고 전화를 받았다가 상해보험 가입 권유라는 사실을 알고 상담원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로부터 9일 뒤 보험 심사가 통과돼 기존 치아보험 자동납부 카드에서 2만9110원이 일방적으로 결제되며 가입이 완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씨는 항의 끝에 환불을 받았으나 AIG손해보험 측은 가입 경위에 대한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보험사 TM(텔레마케팅)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가입을 거절했으나 무단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보험료까지 결제되는 황당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의 구조적 허점으로 소비자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2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보험사 TM 채널을 통해 상품 상담 중 가입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일방적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소비자들은 TM 상담 과정에서 가입 의사를 밝히지 않았거나 거절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보험 계약이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보험료가 납부된 내역을 확인하고서야 가입 사실을 알게 되는 식이다.

보험사는 해피콜 등 계약 확인 절차를 거친다는 입장이나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이같은 절차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소비자는 "가입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나 업체서는 "계약 체결로 받아들였다"며 상반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보험을 판매하는 여러 채널 중 'TM 모집'은 상품 설명부터 가입 의사 확인까지 전화로 이뤄진다. 대면 모집과 달리 소비자가 약관이나 보장 내용을 직접 확인하며 설명을 듣을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보니 통화 중 안내되는 상품 내용과 진행 중인 청약 절차를 소비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는 계약 체결 후 해피콜과 문자 안내, 보험증권 발송 등으로 가입 확인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안내 전화나 문자를 광고성 연락으로 인식하거나 핵심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완전판매를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실제 TM 모집은 불완전판매에 가장 취약한 채널 중 하나다.

'2025년 손해보험 불완전판매 현황'을 판매채널별로 보면 방카슈랑스에 해당하는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의 불완전판매비율이 0.05%로 가장 높았다. TM 전문 법인대리점이 0.02%로 뒤를 이었고 설계사와 개인대리점은 각각 0.01% 수준이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AIG손보의 TM 채널 불완전판매비율이 0.15%로 가장 높았다. 업계 평균 0.02%의 7.5배 수준이다. ▶라이나손보가 0.05%로 뒤를 이었고 ▶롯데손보 0.04% ▶삼성화재와 흥국화재는 각각 0.03%를 기록했다.

TM의 불완전판매 규모가 두드러져 판매 전 과정에 업체들의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도 TM 채널의 불완전판매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꾸준하게 개선안을 마련해왔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6월 ‘TM채널 판매관행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과도한 보장 안내 제한 △설명 음성의 속도·강도 조절 △녹취 내용 확인 안내 강화 △고령자 대상 큰 글자·그림 안내자료 제공 등이 포함됐다. 2021년 5월에도 ‘비대면·디지털 보험모집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AI 음성봇'을 활용하고 모바일로 청약서류를 작성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했다. 

다만 이같은 제도 개선에도 소비자가 원하지 않은 계약이 체결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불완전판매는 중요사항 고지를 누락하거나 필수 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말하는데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가입이 이뤄졌다면 이는 불완전판매를 넘어선 사안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TM은 비대면으로 이뤄지다 보니 설명 과정에서 제약이 있다"며 "일부 회사는 이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화상으로 설명을 진행하는 '보이는 TM' 서비스를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TM채널은 상품 설명부터 가입 절차까지 대부분 전화로 이뤄지는 구조상 대면채널과 영업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이해도 확인이나 설명 전달 방식 등 채널 특성이 불완전판매 비율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도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통화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모집인 교육과 내부 점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TM채널의 완전판매 관리체계를 고도화해 소비자 보호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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