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최고경영자(CEO)를 그룹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 초청해 거침없는 조언을 듣는가 하면 최근에는 자체 제작한 AI 에이전트를 경영진 토의의 '레드팀'으로 투입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 경쟁사 CEO 초청해 쓴소리도 듣고...임원진에 AI 강조하는 진 회장
진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그룹 임원진에게 AI 전환(AX)을 생존과제라고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24년 하반기 경영포럼에 경쟁사인 토스 창업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를 초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토스의 디지털 비즈니스 성공 방정식'을 듣고 신한금융의 AI 전략에 대한 가감없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이승건 대표는 ▲자사 플랫폼에서도 경쟁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의 혁신 ▲기민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 형성 ▲과감한 파트너십 형성을 통한 개방성 등을 강조하며 진 회장과 그룹 임원진들에게 쓴소리를 전했다.
토스는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을 보유한 경쟁 금융 플랫폼이지만 진 회장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경쟁사라도 적극적으로 본받고 배우자는 취지로 이 대표에게 직접 특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진 회장은 AI를 그룹 경영의 핵심 화두로 올리며 일관된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경영포럼에서는 "AI 기술 전환기는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대한 시기"라고 초개인화 금융 선도를 주문했고 올해 신년사에서는 AX와 DX를 '생존의 과제'라고 규정하며 긴장감을 일으켰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에서는 AI 에이전트를 임원 토론회의 레드팀으로 참여시켜 토론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반론과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리더들부터 AI를 활용해 각자의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며 AI를 특정 부서나 실무진의 도구로만 두지 않고 그룹 경영진이 직접 활용해야 할 핵심 역량으로 강조했다.

◆ 금융사고 예방에서 고객응대·내부통제까지...AI 고도화 나선 신한금융
진 회장이 수 년간 'AI 드라이브' 전략을 일관되게 이어가며 유의미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사고 예방과 같은 제한된 영역에서 AI가 적극적인 활동을 했지만 최근에는 고객 응대와 내부통제까지 영역을 넓히며 국내 금융그룹 중에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
도입 초기였던 지난 2023년에는 금융사기예방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당시 신한금융은 ‘Anti-피싱 스마트 3.0’과 AI 이상행동 탐지 ATM을 통해 보이스피싱 의심거래와 사기 계좌 탐지·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특히 AI 이상행동탐지 ATM은 2023년 이상거래 4만5063건을 탐지했고 이 중 1만9501건을 적발했다.

이듬해 부터는 고객 상담과 영업점 채널에서 AI 활용이 고도화됐다. 2024년부터 신한금융은 AI 컨택센터(AICC)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 상담 효율을 높였고 신한은행 AI 은행원은 처리 가능 업무를 기존 56개에서 64개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AI와 디지털 기반 업무 개선이 비용 효율화 성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기반 업무 프로세스 개선 및 효율화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6523억 원의 비용 효율화 효과를 냈다.
전국 신한은행 영업점에 배치된 AI 은행원도 전국 160여 대 영업점 디지털데스크에서 기기당 하루 평균 80명의 고객을 응대하는 등 일선 영업현장에서 고도로 숙련된 AI가 영업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는 AI 활용 영역이 글로벌 고객 응대와 내부통제, 경영전략 검증으로 확장됐다. 신한은행은 wlsks 3월부터 외국인 고객 대상 10개 언어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룹 차원에서는 생성형 AI를 결합한 ‘SCoRE AI’를 정식 가동했다.
SCoRE AI는 각 부서의 내부통제 점검 활동과 증빙자료를 자동 분석·요약해 임원의 책무 이행을 지원하고 금융사고·제재·법령 개정 등 외부 이슈를 수집해 브리핑하는 기능도 갖췄다. 신한금융은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도 신청했다.
이 외에도 그룹 차원의 AI 추진 체계도 정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서비스와 사업 특성에 따라 외부 AI와 내부 자체 AI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AI 활용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AX·DX 추진을 그룹 생존과 직결된 전략 과제로 인식하고 내부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 그룹사 ‘1부서 1 Agent’ 캠페인을 통해 현업 주도의 AI 활용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