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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2.7조 역대 최대 규모 M&A...펩타이드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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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2.7조 역대 최대 규모 M&A...펩타이드 시장 진출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6.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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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한다.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펩타이드로 사업 영역을 넓혀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14억6000만 스위스프랑(CHF)으로 한화로는 약 2조7000억 규모다. 회사 자산 대비 24.5%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선 폴리펩타이드 그룹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55.65%를 인수한다. 인수 금액은 8억 1420만 스위스프랑으로 약 1조5000억 원 규모다. 이후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12월 말까지 인수를 최종 완료한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왼쪽), 폴리펩타이드 그룹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왼쪽), 폴리펩타이드 그룹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번 인수는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것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2~50개가 사슬 형태로 연결된 물질로,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펩타이드 의약품으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체내 호르몬을 모방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 사업에 ADC와 mRNA 생산 서비스를 추가한 데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펩타이드까지 CDMO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이다.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펩타이드 치료제와 관련해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의 생산공정 개발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펩타이드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액체 원료인 유기용매의 사용량을 줄이는 제조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유기용매 사용을 줄이면 원료비와 폐기물 발생량을 동시에 낮춰 생산 효율성과 공정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스웨덴 말뫼와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에서 6개 생산·연구개발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은 약 1500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생산시설과 기술, 전문인력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기존 미국과 유럽 중심의 사업 기반에 인도 생산 거점까지 추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고객 접근성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CDMO 계약도 승계한다. 신규 시설을 건설해 생산을 시작하는 방식과 달리 인수 직후부터 기존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설계·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펩타이드 개발·생산기술과 결합할 계획이다. 향후 고객 수요와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펩타이드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수요 증가와 치료 적응증 확대에 힘입어 2035년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완제의약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의 개발·생산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 그룹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CDMO 기업들은 펩타이드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코든파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중국 상하이에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앰비오팜을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코든파마는 앞서 2024년 7월 미국 콜로라도 기존 시설 증설과 유럽 신규 공장 건설 등에 3년간 약 9억 유로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 3월에는 2028년까지 콜로라도 시설 용량 확장 등 해당 계획의 투자 규모를 10억 유로로 늘렸다.

스위스 소재 기업 바켐은 지난 4월 부벤도르프에서 펩타이드·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을 산업 규모로 생산하는 ‘빌딩 K’를 개소했다. 바켐은 지난해 빌딩 K와 글로벌 생산시설 현대화 등에 총 3억3260만 스위스프랑을 투입했으며, 올해도 4억 스위스프랑 이상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빌딩 K의 상업생산은 올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미국 CPC사이언티픽도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 록클린에 4만1000제곱피트 규모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생산거점을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의 CDMO 자회사 SK팜테코도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코도바 시설에 610만 달러를 투자해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SPPS)과 정제용 연구실 및 c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수준의 생산시설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생산시설은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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