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한국교직원공제회지부·서민금융진흥원지부·신용회복위원회지부(이하 사무금융노조)는 25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일방적 지방이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기관의 지방이전 시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 농협중앙회·한국교직원공제회 등 공공기관과 유관단체,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등의 서민금융 관련 기관도 거론된 것에 따른 것이다.
사무금융노조는 기관마다 설립 목적과 법적 성격, 재원과 업무 기능이 다름에도 이를 따지지 않고 당사자들과 충분한 합의 없이 일률적으로 이전할 경우 기관의 기능과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위기 발생 시 금융당국, 시장,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 금융업의 본질"이라며 "이를 위해 서울에 밀집한 금융기관, 운영사, 자문기관과 상시적 신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본점이 지방으로 옮겨가는 순간 네트워크가 끊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가 25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한국교직원공제회·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의 지방이전 시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이철호 기자]](/news/photo/202608/762258_317064_1716.jpg)
특히 농민 협동조합의 중앙조직인 농협중앙회와 순수 민간 자조조직인 교직원공제회를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 아래 이전 대상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현식 사무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장은 "현행 농협법에서는 국가와 공공단체가 농협중앙회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일터를 갈기갈기 찢어 놓고 젊은 우수 인재의 자발적 퇴사를 부추기는 본사 이전은 국가의 폭력이자 권력 남용"이라고 밝혔다.
선호선 사무금융노조 한국교직원공제회지부장도 "국가 재산이 아닌 회원들의 사유재산을 국가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강제 동원하려는 것은 명백한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대의원회에서도 강제 이전을 사적 자치영역에 대한 과도한 침해이자 위헌적 발상으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노조도 지방이전으로 인해 정책서민금융사업, 채무조정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염려했다. 서금원 노조는 본사 이전 대신 전국 50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권역별 거점의 인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두시웅 사무금융노조 서민금융진흥원지부장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전 직원의 79.1%가 이전에 반대하고 43.5%는 본사 이전 시 퇴사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력 유출로 인한 심사 지원과 행정 공백은 취약계층의 금융 절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장호 사무금융노조 신용회복위원회지부장도 "채무 조정 정책이 잘 수립되려면 금융회사, 업권별 협회, 서울회생법원 등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며, 이는 지방 이전으로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는 농협중앙회·교직원공제회·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등의 지방이전 반대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 위원장은 "법적 근거 없는 지방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당사자인 노조, 조합원이 참여하는 실질적 노동협의에 즉시 나서달라"며 "정부가 끝내 사무금융노조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르면 25일 국무회의 심의 가능성이 거론되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안은 이날 국무회의 안건에 상정되지 않았다.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등의 공공기관은 물론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의 반발이 커지자 숙의 과정을 더 거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일단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해 10~11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지방 이전설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국토교통부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하며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