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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학생 살인 용의자 정씨의 범행동기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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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학생 살인 용의자 정씨의 범행동기 무엇?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17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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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6일 밤 이혜진(11)ㆍ우예슬(9)양 납치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모(39)씨를 붙잡아 집중 조사를 시작한 지 20시간이 넘었으나 범행을 시인받은 것 말고는 아직 명쾌하게 밝혀낸 것이 없다.

   예슬양도 살해해 암매장했다고 했지만 그가 지목한 지점을 4시간 이상 수색하고도 시신을 찾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그가 왜 두 어린이를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했는지가 속 시원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경찰이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도 수사기법상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정씨가 자백한 이후에도 수사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이 17일 브리핑에서 "정씨가 왜 아이들을 납치해 살해했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고 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의 이런 오락가락하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범행을 시인한 후 심경 변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알리바이 등 자신의 방어망이 하나둘씩 무너져 내려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백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찰이 초조해 하는 모습을 보이자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정씨는 실제로 범행 자백 이후 예슬양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여러 차례 다르게 말했고 두 어린이를 살해해 토막낸 장소에 대해서도 진술을 자꾸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가 협조하지 않으면 혐의를 벗고 빠져나갈 수도 있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가 범행하지 않았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어디에서 납치해 어디서 죽였고 어디에다 묻었는지를 추궁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이 정씨가 지목한 지점에서 예슬양의 시신을 찾는다면 다른 궁금증들은 쉽사리 풀릴 것으로 보인다.

   범행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시신 유기장소를 정씨가 말한 장소에서 발견할 경우 자백은 100%에 가까운 임의성을 갖게 되고 그도 더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체념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변태적인 성도착 증세인 소아기호증에 빠져 두 여자어린이를 납치했고 반항하자 범죄를 숨기기 위해 살해한 다음 토막내 암매장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가 두 어린이와 한 동네에 살면서 서로 아는 사이여서 꾀기가 쉬웠다는 점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성범죄 전과가 없다는 점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일반적인 유괴사건의 경우 금품을 노린 것이 대부분이지만 단 한 차례도 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하지 않은 점도 성범죄로 출발했을 것이라는 경찰의 추정에 무게를 실어 준다.

   불분명한 범행 동기는 정씨가 스스로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게 되면 자연 그의 입을 통해서 풀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그를 어떻게 '항복'하게 만들 것인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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