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본좌' 허경영이 엉뚱한 행동과 말로 검사와 판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남부지법 406호 법정에서는 17대 대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및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경영(58) 씨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이 열렸다.
한 증인이 판사로부터 허씨의 무죄를 증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질문을 받고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허씨는 "왜 몰라, 왜 몰라"라며 무턱대고 끼어들자 재판장으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았다.
계속되는 참견에 자신의 변호인마저도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통사정 했다.
지난3월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수갑을 찬 채 법정에 걸어 들어 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방청석에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아는 체를 했다.
판사가 "피고인 앉으세요"라고 몇차례 종용하자 못이기는 척하며 피고인석에 앉았다.
허씨는 "검사의 공소 사실을 인정하는지 인정하지 않는 지에 대해서만 간결하게 대답하세요"는 판사의 말에 `동문서답'하기 일쑤였고 5∼7분씩 장황하게 결백을 주장하다 수차례 `퇴정 경고'를 받았다.
같은 달 24일에 열린 두 번째 공판. 검사가 증인을 요청하자 그는 "왜 두 명만 요청하느냐. 여기 방청석에 앉아있는 나의 지지자들이 모두 증인"이라며 거칠게 따졌다.
그러면서 느닷 없이 "내가 한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부 손들어봐요"라고 주문해 100여명의 방청객 대다수가 손을 들어 검사와 판사가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네 번째 공판(4월 8일)에서는 허씨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았는데도 자꾸 재판에 끼어들자 재판관은 3차례 이상 `퇴정 경고'했고 그래도 계속 말참견을 하며 재판을 방해하자 결국 법정 밖으로 내쫓았다.
허씨는 지금까지의 공판에서 일관되게 "억울하다", "결백하다"고 주장하며 모든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