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투병중이면서도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아 미국인들에게 `슈퍼맨'과 같은 감동을 주고 있는 미국인 교수에게도 `영웅'은 있었다.
말기 췌장암과 싸우고 있는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랜디 포쉬(47)는 어릴 적부터의 꿈이 미국프로풋볼(NFL)에서 뛰는 것이었고, 지금 마음 속 영웅은 바로 한국계 풋볼스타인 하인스 워드.
ABC 방송은 9일 랜디 교수의 투병기와 그의 `마지막 강연' 내용을 특집으로 내보내면서 그와 워드가 감동적인 연습을 갖게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랜디 교수는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지난해 가을 카네기멜론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장난기 섞인 말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프로풋볼이기는 한데...에이 아니다"라며 꺼냈던 말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나서 얼마후 랜디 교수는 NFL의 피츠버그 스틸러스로부터 "우리팀 선수들과 훈련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깜짝 제의를 받게 된다. "지금 장난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그는 한껏 들뜬 표정으로 스틸러스 소속 하인스 워드의 사인과 등번호 86번이 선명한 유니폼을 입고 훈련장에 나왔고, 워드를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잠시 `쿼터백'으로 변신한 워드가 빠르게 뿌려주는 공을 마치 와이드 리시버가 된 양 잽싸게 달려가 빈틈없이 잡아내는 범상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유튜브에 올려진 랜디 교수의 고별강연 동영상은 입소문을 타면서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결국 공중파에서 특집으로 다룰 정도로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또 그의 강연 내용과 철학 등이 고스란히 담긴 `마지막 강연(last lecture)'이라는 책도 최근 출간됐다.
그는 방송에서 "나는 비록 암에 걸렸지만 그게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화를 낸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며 긍정적인 태도로 병마와 싸워나가겠다는 의연함을 보였다.
그러나 세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다만 아내와 아이들이 절벽에서 떨어질지 모르는데 떨어졌을 때 내가 잡아주지 못하게 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가족애를 숨기지는 못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단어가 있는데 그건 `to be honest(정직하라)'라며 거기에다 세 단어를 추가한다면 `all the time(언제나)'"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