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전인미답의 경지인 그랜드슬램에 공개적인 도전장을 던져 관심이 더해진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놀드 파머(미국)의 시타와 함께 개막됐다.
마스터스를 네차례 제패한 파머는 연습장에서 세차례 볼을 쳐본 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빌리 페인 대회조직위원장은 "여기 계신 이 분은 바로 골프, 그리고 마스터스, 그 자체입니다. 바로 아놀드 파머 선생이십니다"라고 소개했다.
78세의 파머가 개막을 알리기 위해 드라이버로 때린 공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똑바로 날아갔지만 너무나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낙하지점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언제나 익살스러운 파머는 "안보이는 곳까지 날아갔네"라며 웃었고 주머니에 들어 있던 핸드폰을 꺼내 진동으로 전환시켜놓은 뒤 가방에 넣으면서 "절대 (골프장) 사장이 보면 안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스터스대회는 '골프 거장'들이 대회 시작을 알리는 시타 행사를 전통으로 삼아 왔으나 시타를 맡아왔던 PGA 투어 최다승 기록(82승) 보유자인 샘 스니드가 2002년 세상을 등지자 마땅한 시타자가 없어 중단됐다.
시타를 맡아 달라는 요청에 "바이런 넬슨이나 스니드 같은 선배와 동격이 될 수 없다"며 완곡하게 거부하던 파머가 작년에 시타에 나서면서 전통은 5년 만에 부활됐다.
시타가 끝나자 마자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안개가 걷히지 않아 첫번째 조에 편성된 벤 커티스와 숀 미킬(이상 미국)은 1시간을 기다렸다가 티오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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