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강재섭 대표 부친상 빈소를 방문했다.
강재섭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한 뒤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머물러 온 박 전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 직후 불출마를 선언한 강 대표와 만나기는 공교롭게도 이번이 처음.
이날 친박 무소속 연대 및 친박연대 당선자들과 만찬을 마친 뒤 오후 8시30분 경북대에 마련된 빈소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상심이 크시겠다"고 조문했으며, 강 대표는 이에 "감사합니다. 마무리되면 다시 뵙겠습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잠시 5분간 빈소에 머물렀으나 자리에는 앉지 않고 돌아갔다.
이날 빈소에는 또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홍사덕 선대위원장, 박종근 의원, 친박 무소속 연대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이해봉, 이인기, 한선교 의원 등이 방문했고 당내에서도 유승민, 서병수, 정갑윤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총선 현장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총선 이후엔 복당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들이지만 빈소에선 "선거 때 일은 다 무효다"(서청원), "우리는 다 같은 편이다"(강재섭) 등 농담을 주고받았다.
때때로 가시 돋친 농담도 오갔다. 경선 당시 박 전 대표를 도왔다 부산 사하갑에 당 공천으로 출마한 현기환 당선자는 현역인 엄호성 의원이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 김무성 의원이 지원유세를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했고 이에 김 의원은 "그래도 나는 강 대표 욕만 했지, 너 욕은 안했다"고 되받았다.
또 김 의원은 "복당시켜줄 때까지는 안 일어선다"고 상황을 비꽜으며,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빈소를 찾자 "탈당했으니까 징계할 일이 이제 없겠다"고 말하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