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문으로 정치 생명이 위태롭다는 말까지 들었던 그는 지역구에 내려온 뒤 당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는 '은둔 행보' 만으로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열풍'을 일으켰다. 60명에 육박하는 친박(親朴)계 당선자를 배출, 단번에 유력 당권 주자로 부상하는 '역전 신화'를 이뤘다.
박 전 대표의 앞길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11일 친박연대 및 무소속 당선자 24명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이 한나라당에 전면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해 현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박 전 대표는 12일 지역구를 떠나기 전 캠프 관계자 및 당직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밝은 표정으로 "당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을 비롯해 다들 (총선 때) 고생했다. 선거 결과가 나왔으니 모두 열심히 하자"고 말했다고 참가자들이 전했다.
그는 또 지역구 칩거를 끝내는 소감과 관련해 "달성군 계신 분들에게 참 고맙고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것도 다 이분들 덕분이다. 다음에 또 뵙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색 사파리 재킷 차림의 박 전 대표는 오전 내내 아직 당선 사례를 하지 못한 달성군 하빈면을 돌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했고 인근 칼국수 집에서 국수와 돼지고기 수육으로 점심을 먹은 뒤 오후 1시께 서울로 가는 승용차에 올라탔다.
그는 복당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힌 전날(11일)과 달리 이날은 정국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정치적 발언을 자제했다.
박 전 대표는 유세 때 달성군의 9개 읍.면을 꼼꼼하게 돌고 당선된 뒤에는 떠나는 날까지 다시 모든 지역에 사례 인사를 다니는 등 칩거 기간 내내 '지역구 챙기기'에 몰두했다.
한편 그는 유세 현장에서 끊임없이 친박계 후보들의 인사를 받고 총선이 끝난 뒤에도 친박 당선자들과 수 차례 만나 그의 지역구를 전국적인 '박풍(朴風)'의 진원지로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달성군을 떠나는 날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당내 친박계인 안홍준(경남 마산을) 의원, 김옥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당선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종진 달성군수가 현장을 찾아 인사를 건넸다.
박 전 대표는 상경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한동안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