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2연전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대의원 확보 수 격차가 더 벌어진 힐러리는 당내에서 사퇴압력이 높아가고 있고, 슈퍼대의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재정난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형국을 맞고 있다.
◇힐러리 "그래도 경선 완주한다" = 힐러리는 전날 인디애나주 예선이 끝난 뒤 연설을 통해 "전속력으로 백악관으로 향해가고 있다"며 경선완주를 다짐했다.
힐러리 진영의 핵심관계자도 7일 아침 CNN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선 중도포기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힐러리는 이날 곧바로 다음 예선이 열리는 웨스트버지니아로 달려가 다시 신발끈을 매고 유세전에 돌입했다.
힐러리 진영은 오는 13일 웨스트버지니아주를 시작으로 내달 3일까지 남은 6개 예선에서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 오늘 8월말 전당대회에서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한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남은 6개 지역 예선에서 선출하는 대의원 수는 217명에 불과하다는 것. 또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결정의 중대변수로 꼽히는 당연직 대의원인 슈퍼대의원 796명 가운데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후보도 270여명에 불과하다.
AP통신에 따르면 7일 오전까지 오바마는 1천840.5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반면, 힐러리는 1천688명에 불과하다. 힐러리는 확보 대의원 수에서 160명 이상 오바마에 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수는 2천25명.
오바마 선거대책위원장인 데이비드 플루프는 "힐러리가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현재 남아 있는 대의원의 68%를 차지해야 한다"면서 "극히 실현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진영은 남은 6개 경선에서 압승할 경우 정치적 소신과 선택에 따라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슈퍼대의원들 가운데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거나 오바마로 기운 슈퍼대의원들의 표심을 상당 정도 돌려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힐러리 진영은 또 중앙당 제재방침에 따라 투표권이 인정되지 않는 플로리다주와 미시간주 대의원 문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지역 다 힐러리가 크게 이겼다는 점에서 두 지역 대의원들의 투표권이 인정될 경우 힐러리로선 산술적.심리적으로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하지만 힐러리의 상황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이런 희망사항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어긋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의 도전은 물거품이 될 절대위기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오바마 진영은 느긋한 입장이다. 7일엔 슈퍼대의원 4명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는 등 힐러리와 대의원 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오바마 진영은 남은 6개 프라이머리를 준비하면서 오는 11월 본선 전략을 마련하고 있을 정도다.
◇힐러리, 지난 달 640만달러 선거자금 대출 = 이처럼 경선 판세에서 비상상황을 맞고 있는 힐러리는 재정난까지 겹쳐 선거운동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힐러리가 지난 달 선거운동을 위해 640만달러를 차입한 사실이 드러난 것. 힐러리는 이전에도 자신의 주머니에서 500만달러를 급히 선거운동에 쏟아부은 적이 있다.
힐러리는 4월22일 펜실베이니아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3천200만달러의 `적지 않은 돈'을 수중에 갖고 있었지만 선거법상 당내경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900만달러에 불과했다.
미국 선거는 `실탄'이 좌우한다는 점에서 남은 6개 지역 프라이머리에서 배수진을 쳐야 하는 힐러리가 확보대의원 수의 열세와 자금부족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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