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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물가상황 심각…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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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물가상황 심각…금리 동결"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5.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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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당국이 최근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두가지 핫이슈인 경기하강과 물가급등 가운데 물가 쪽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기준금리를 연 5.0%로 동결한 것은 이미 4% 선을 넘어선 물가 상승률이 앞으로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각종 경기 지표들이 일제히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가나 환율, 시중유동성 등 최근 발표되는 수치들은 하나같이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물가만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하는 현실인 것이다.

   갈수록 경기둔화에 대한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외면하기는 어렵지만 일단은 좀더 시간을 두고 경기와 물가의 흐름을 지켜보자는 것이 금통위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 금리동결은 금통위가 물가급등의 흐름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향후 금리인하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 곳곳에 물가상승 요인= 유가나 환율 등 경제지표들을 보면 앞으로의 소비자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 직후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을 당시 한은 관계자들은 대부분 "금리를 인하하려면 물가상승세가 곧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즉 이같은 전제가 완전히 어긋난 상황인 만큼 금리를 내리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거침없이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24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두바이유도 110달러를 돌파했다. 앞으로도 유가 상승이 지속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은 고유가에 따른 정유사의 결제수요 증가, 정부의 원화약세 용인 등에 힘입어 지난 주부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금통위 당일인 이날 오전에는 개장 직후 1,040원대로 폭등했다.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원화값의 약세를 부추겨 환율이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인하는 더욱 요원해지게 된다.

   여기에 시중유동성까지 가세하고 있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3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3월중 각종 통화.유동성 지표들은 전달에 이어 다시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4월에도 광의통화(M2)와 금융기관 유동성(Lf)의 증가율이 전달보다 높은 14%대 중반과 12% 초반으로 각각 추정됐다.

   고유가 및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높이고 시중유동성은 총수요를 늘려 최종적으로 소비자물가를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같은 추세를 감안한다면 소비자물가는 4%대 중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입물가와 실효환율이 각각 5%씩 추가로 오르고 총수요 압력이 압력이 1% 내외로 지속하면 올해 물가 상승률이 4.6%에 이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를 감안해 금리를 낮춰야 할 필요성이 컸지만 이달들어 유가나 환율, 유동성 등 지표들이 생각보다 나쁜 쪽으로 나오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금리동결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향후 인하는 가능할까 =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하가 가능할지, 금리를 인하한다면 언제쯤 내릴지에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향후 물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한 것인 만큼 앞으로 금리를 내리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달 말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당분간 금리인하를 중단할 가능할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뒤늦게 금리를 내리기는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효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것은 그만큼 물가상승 우려에 대해 한은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미국이 금리인하를 사실상 종결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는 더 어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상 연구원도 "경기가 악화하면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한은으로서는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며 당분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의 침체로 국내 경기 역시 하강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데다 새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감안한다면 여전히 `금리인하론'이 유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각종 경기지표 역시 하나같이 내리막길을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으로서도 물가 만을 내세워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무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꺾이는 시점에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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