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30일 이전에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신청했던 사업장들이 올 들어 차례로 인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주 물량도 크게 늘면서 인근지역 저가 주택의 전셋값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께 서울지역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낸 재개발 사업지는 줄잡아 3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서울 성동구 금호18구역(건립가구수 403가구)이 지난 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지난 16일에 마포구 아현3구역(3천63가구), 지난 19일에는 금호17구역(497가구)이 각각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은평구 응암동 8구역(1천148가구), 동작구 흑석6구역(937가구), 신정.신월뉴타운 1-2지구(359가구), 마포구 공덕5구역(794가구) 등도 모두 올해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졌다.
또 왕십리 뉴타운 1, 2, 3구역, 미아 8, 10-1구역, 아현 4구역, 신당10구역, 가재울뉴타운 4구역, 종암6구역 등이 조만간 인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곳의 상당수는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마감 시한인 지난해 11월 20-30일에 집중적으로 인가를 신청한 곳들"이라며 "이들 지역의 관리처분인가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관리처분인가 단지가 많아질수록 이주 수요가 늘어나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보회사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올들어 서울시내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했거나 이주할 예정인 재개발 사업지는 총 40여곳, 2만8천여가구에 달한다.
이 여파로 현재 재개발 구역 인근에서 거주자들이 옮길 만한 다세대.연립 등은 전세 물건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현재 서울 강북권의 전셋값은 지난해 연말 대비 연립주택이 5%, 단독주택 4.2% 각각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권 연립주택이 2.6%, 단독주택이 2.8%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두배 가까이 큰 것이다.
성동구 금호동 P공인 대표는 "성동구는 금호동, 옥수동 일대 대규모 재개발이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집을 못구한 사람들이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주가 한꺼번에 이뤄지다보니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이사를 제 때 못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뒷짐만 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서울시는 최근 '강북 집값 안정대책'에서 재개발 이주 수요를 분산시키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선 구청의 한 관계자는 "서류상 아무 하자가 없는 사업지를 집값 안정을 이유로 이주나 관리처분인가를 무작정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정부와 시가 개입한다해도 구청에서는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관리처분을 순차적으로 내주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재개발 이주 대상은 주로 세입자나 서민들인 만큼 집값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뉴타운 개발이 본격화되기 전에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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