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맞서 시민단체들은 촛불시위, 노숙농성, 거리행진 등을 이어가기로 해 농림식품수산부 장관 고시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 세종로 교보문고 부근 왕복 8차선 도로에서 밤샘 시위를 벌였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참가자 500여명 중 37명이 현장에서 연행돼 송파·수서·중부·용산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불법 시위가 조직적으로 계획됐는지 또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조사하는 한편 위법이 확인될 경우 이들을 사법처리하고 만약 주동자가 드러나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키로 했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해산명령을 거부한 채 도로를 점거하고 연행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데 가담한 시위 참가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청장은 "시위자들이 촛불문화제로 그치지 않고 도로를 불법 점거한 채 오늘까지 행사를 이어가려고 해 교통체증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이날 오후 국민수 2차장 주재로 경찰, 검찰, 국가정보원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소집해 관련자 처리와 향후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 회원 60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방송통신대 앞 인도에서 `생명주권 수호 집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금지를 촉구한뒤 청계5가와 세운교를 거쳐 청계광장까지 3.2km 구간을 행진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날 오전 청계광장에서 경찰의 강제진압과 시민연행을 규탄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며 철야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23개 단체와 48개 대학 학생회로 구성된 광우병대학생대책위원회도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 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치 않도록 하겠다는 자율 선언을 모아 발표했다.
이어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의사와 수의사들은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관 고시 연기를 요구하는 내용의 의사.수의사 600여명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앞서 경찰력 투입의 계기가 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도로 점거는 24일 오후 9시께부터 참가자 수천명이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경찰이 교보문고 앞에서 행진을 가로막자 도로를 점거한 채 `쇠고기 수입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경찰과 대치했으며 자정 무렵부터는 500여명이 남아 밤샘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25일 오전 4시 15분께 2천400여명을 투입, 진압에 나서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짜고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했고, 경찰은 이들을 한 명씩 떼어 내 남성 32명과 여성 5명을 연행하고 나머지 참가자들을 인도로 밀어 내는 방식으로 2시간여만에 해산을 완료했다.
경찰은 오전 7시를 넘기면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도로 재점거를 막기 위해 전경버스 10여대를 동원해 광화문우체국 주변 인도를 봉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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