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잠시 꿈틀거렸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정부 발표후 첫 날인 11일에는 매물이 회수되고, 오후들어 일부 급매물이 팔리는 등 상승 조짐이 있었으나 이튿날인 12일 이후부터는 문의전화가 뚝 끊긴 채 다시 소강상태다.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호재'와 대출금리 인상 등 '악재'가 뒤섞이면서 하루만에 분위기가 급반전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11일 오후 급매물 3건이 팔린 뒤 12일부터 매수 문의가 사라지면서 다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 112㎡의 경우 10억2천만원짜리 급매물이 10억2천500만원에 2개, 10억3천만원에 1개가 각각 팔린 뒤 나머지 물건의 호가가 10억5천만-10억6천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상승세는 금새 꺾이며 지난 주말 이후 다시 10억3천만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119㎡ 역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억원짜리 급매물이 거래없이 호가만 12억5천만원으로 상승했지만 주말 이후 다시 12억3천만원으로 빠졌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정부 발표 이후 급매물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던 수요자들이 가격 상승을 우려해 계약을 했는데 주말 이후 매수 문의전화가 거의 없다"며 "전반적인 경제 위축으로 상승세가 '반짝 장세'로 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 아파트 단지도 11일 매물이 회수되고 급매물 4-5건이 오후들어 실제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튿날부터는 다시 조용하다. 집주인들의 문의만 있을 뿐 매수문의는 평소보다 더 줄었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는 여전한데 금리 인상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섣불리 매수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 발표한 정부 규제 완화 방침이 대선때부터 나온 것이고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행 시점도 미지수여서 새로운 호재는 아니라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 주공 재건축 단지도 11일 급매물만 일부 회수됐을 뿐 호가 인상없이 거래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매도자들은 규제 완화를 기다리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해 관망하고 있다"며 "정부 방침이 스태그플레이션 등의 우려로 예상됐던 재건축 가격 폭락은 막았지만 상승세로 돌아서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약발'이 오래가지 않는 것은 경제위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다만 정부의 규제완화 시행 강도에 따라 가격이 다시 출렁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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