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에 걸친 황우석 박사의 끈질긴 재기 노력이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1일 정부가 황 박사 주도로 이뤄지는 인간 체세포 복제연구를 승인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는 한때 복제 분야의 국내 1인자처럼 여겨졌으나 논문조작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서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배신감을 심어줬던 황 박사에게 우리 사회가 아직 `면죄부'를 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범법 행위에 대한 법적 판단 차원을 떠나 `신뢰를 잃은 학자'에게 생명을 다루는 막중한 연구를 맡길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재확인된 결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황 박사팀의 연구를 불허한 이유로 `연구 책임자의 자격문제'를 들었다. 속내는 연구 책임자인 황 박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인 셈이다.
정부와 생명윤리계의 이 같은 입장을 볼 때 만일 황 박사가 인간 배아복제 연구로의 복귀를 다시 시도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계속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황 박사 측은 향후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황 박사의 입장에선 국내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생명윤리계의 차가운 시선은 물론 의학 및 과학계에서 조차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않다는 점은 황 박사의 `활동공간'을 좁히고 있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재판이 완전히 끝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설사 판결이 빠르게 이뤄진다 해도 황 박사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도 그의 `외국행설'에 힘을 싣고 있다.
아직 황 박사 측의 공식 입장이나 향후 계획이 발표된 것은 없지만 황 박사가 미국의 생명공학 연구소 등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고, 인간 체세포 복제 분야에서 재기하겠다는 의지 또한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황 박사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황 박사의 외국행은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같은 주장은 복제 배아 생성시 체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연구자가 국내에선 황 박사가 유일하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2005년 황 박사가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던 것도 이 같은 방식이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데다 `만병 통치'와 같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고 홍보를 했기 때문이었다.
정부도 국내에서 체세포 복제를 시도하는 연구자는 사실상 황 박사가 유일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내 다수 복제 연구자들은 "체세포 복제 방식은 윤리적.기술적으로 문제가 많아 이미 전 세계적으로 폐기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반박한다. 이제는 윤리적 논란 소지가 적은 성체 줄기세포 복제 연구가 대세라는 주장이다.
정부와 과학계에서는 황 박사의 인간 체세포 복제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이제부터는 새로운 유망주를 찾아 집중 지원을 해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황우석이냐 아니냐'의 소모적 논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면서 "이제는 냉정을 되찾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실력도 갖춘 과학자를 빨리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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