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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생리통과 '주렁주렁'여드름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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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생리통과 '주렁주렁'여드름 함수관계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9.1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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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승화강(水昇火降) 불안정 타입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일정한 때가 되면 턱이 근질근질해지면서 여드름이 솟아오르는 것 같아요.”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스물두 살 L양. 긴 생머리에 작은 얼굴, 적당히 큰 키에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였지만 딱 한 가지, 얼굴에 있는 여드름과 상처 자국이 그 모든 매력을 가리는 흠이었다.
그녀의 여드름은 턱과 뺨에 U자형으로 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주기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턱에 여드름이 솟아오르고, 턱 아래쪽으로 퍼졌다가 다시 양쪽 뺨으로 올라오는 유형이었다.
아마 생리를 시작하기 전이나 배란기 즈음에 여드름이 더 심해질 것이고 그럴 때면 몸 안에서 열이 치솟는 느낌이 들텐데, 이런 여드름은 십중팔구 하초(下焦)의 기가 막혀 있는 게 원인이다.


우리 몸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심장을 중심으로 한 윗부분을 상초(上焦), 위장을 중심으로 한 중간 부분을 중초(中焦), 자궁과 신장을 중심으로 한 아랫부분을 하초(下焦)라고 한다. 상초, 중초, 하초의 기가 서로 잘 통해야 몸이 건강해서 피부가 좋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인데 하초의 기가 꽉 막혀 있으니 피부에 트러블이 안 생기는 게 이상한 것이다.
하초의 기가 잘 순환되지 않으면 피부건강의 기본 원리인 수승화강(水昇火降: 우리 몸 하체의 물 기운은 상체로 올라오고, 상체의 불 기운이 하체로 내려가야 건강한 균형 상태를 이룬다는 원리)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몸 가운데가 가로막혀 상체의 따뜻한 불 기운이 하체로 내려가지 못하면 손발은 싸늘해지고, 반대로 아래의 물 기운이 상체로 올라오지 못하면 손발은 싸늘해지고, 반대로 아래의 물 기운이 상체로 올라오지 못하면 상체의 열이 식지 못해 계속 쌓인다. 그러다가 결국 뜨거운 열기운이 치받아 올라가 얼굴로 터져 나오고 만다.
불난 집에 소방차가 출동했는데 소방 호스가 막혀서 물을 뿜어내지 못한다고 상상해보라. 불을 끄기는커녕 그 집은 잿더미가 되고 만다. 사람도 하초가 꽉 막혀있으면 물 기운이 위로 올라가지 못해 상체의 열을 식힐 수가 없다.


생리통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리라는 것은 수정된 정자와 난자를 착상시키기 위해 자궁 속에 모여들었던 피들이 빠져 나가는 과정이다. 뭉쳐 있던 피들이 질을 통해 자궁 밖으로 원활하게 빠져 나가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통증이 오는 것이다.
그러면 왜 피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일까? 수도관을 상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수도관은 물이 흘러가는 관이다. 그런데 어딘가에 찌꺼기가 고여 있거나 물을 밀어주는 힘이 부족하면 잘 흘러나갈 수가 없다. 특히 찌꺼기가 고여 있는 곳에 점점 다른 찌꺼기들까지 뭉치게 되면 나중에는 꽉 막혀서 수도관이 터져버릴 수도 있다. 흐르는 물은 이끼가 끼지 않지만 흐르지 않는 물은 이끼가 끼기 쉽다는 이치와 같다.
자궁도 마찬가지다. 자궁 속의 피가 원활히 빠져나오려면 우선 자궁의 혈액이 잘 순환되도록 밀어주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이 바로 기(氣)이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뭉쳐 있던 어혈이 힘겹게 빠져나오느라 그렇게 아랫배가 아픈 것이다. 생리통이 심할수록 생리혈에 덩어리가 많은 것은 곧 어혈의 정도가 그만ㄴ큼 심하다는 얘기다. 어혈이 점점 쌓이다 보면 난소낭종이나 자궁근종 같이 생각하기도 싫은 병도 생길 수 있다.


“일할 때 별로 움직이지 않나요? 평소에 운동은 좀 하시나요?”
“저는 원무과에서 일하니까 거의 하루 종일 앉아 있어요. 운동은 피곤해서 규칙적으로 하기 힘들구요. 하긴 해야 하는데…….”
혈액순환을 돕는 힘이 바로 기(氣)인데, 그녀처럼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일하는 사람들은 기의 움직임도 둔해진다. 그러니 눌려 있는 아랫배에서는 생리 때마다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하고 정체될 수밖에 없다. 아랫배가 꼭꼭 눌려 수기(水氣)가 상체로 올라가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상체가 계속 뜨거운 상태로 남아 있다가 생리 때가 되면 열이 더해져서 더 활발하게 여드름을 피어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자궁의 기운이 꽉 막힌 경우에는 소화도 잘 안 된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하초가 막혀 있으면 기운이 잘 통하지 못해 중초에 위치한 위장 기운 또한 막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장의 기운까지 막혀 있으니 상초의 뜨거운 열은 더더욱 열을 받아 얼굴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긴 여드름에 약을 바른다고 효과가 있겠는가? 무엇보다 막힌 하초의 기를 뚫어주는 게 급선무다.
L양처럼 여드름이 난 턱과 양쪽 뺨은 바로 여성의 생리를 주관하는 임맥이 흐르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자궁에 문제가 있으면 그 부위에 매달 생리 때마다 반복적으로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다.
생전 없던 여드름이 나타나거나, 여드름이 부쩍 심해진다면 우선 생리통이 있는지부터 점검해보라. 생리통이 있다면 분명 자궁의 기혈 순환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여드름, 먼저 막힌 기운부터 뚫어주고 볼 일이다.이은미한의원 원장 이은미 한의학박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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