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은 '맛있는 곰팡이 밥'입니까? 유통과정에 이렇게 변질되면 유통기한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오뚜기(주)의 즉석밥인 '맛있는 오뚜기밥'이 곰팡이 범벅상태라는 소비자 제보가 또 접수됐다.
본지에 제보된 건만 벌써 올들어 2차례다. 오뚜기는 그동안 자사의 즉석밥이 우주식품으로 선정됐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펼쳐왔지만 곰팡이로 얼룩진 제품이 잇달라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의 맹렬한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즉석밥의 곰팡이 원인이 포장 불량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보완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오뚜기 즉석밥에 대한 소비자불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사례 1 - 서울 대림동의 김모씨는 지난 8일 '오뚜기 즉석밥' 묶음판매 제품을 여러 개 구입했다.
미군부대에 근무 중인 김씨는 평소 외부 식당 등을 이용하기 쉽지 않아 이른 아침이나 점심식사 대용으로 오뚜기 즉석밥을 즐겨 이용해왔다.
9일 아침 즉석밥을 먹으려고 데워 비닐 팩을 벗겨보니 희고 노란 곰팡이가 가득한 것이 눈에 띄었다. 확인한 유효기간은 2009년 2월까지였다.
동료직원들도 즐겨 먹는 제품이고 한때는 박스단위로 구매해 먹기도 했던 터라 '지금껏 이런 믿지 못할 제품을 먹었었나'는 생각에 분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업체로 연락하자 12일 담당자가 방문했고 "미안하다"며 해당제품을 수거하고 즉석밥 4개와 카레 등 기타 제품 몇 가지를 내밀며 "행사제품이니 먹어보라"며 권했다.
이에 김씨는 "지금껏 먹은 것도 억울한데 그걸 또 먹으라고 가져다주는데 할 말을 잃었다. 그저 미안하다는 형식적인 몇 마디 말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대기업, 소비자는 이런 억울함을 어디에다 하소연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업체 측 관계자는 “유통과정에서 리딩 필름(즉석밥 위 포장지)이 0.5mm가량 찢어져 변질된 것. 포장에 대한 취약 부분을 보완하고자 계속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사례 2 - 충남 아산의 유모씨는 지난 5월 17일 자녀들의 식사를 챙기던 중 가끔 이용하던 오뚜기 밥을 먹이려고 개봉하다 깜짝 놀랐다.
밥은 시커멓게 변질되어 곰팡이가 가득했다. 3개로 묶음 판매되는 제품으로 그 중 2개를 개봉했는데 두번째 것이 썩은밥이었다. 유통기한은 6월 30일까지였고 포장상태에서도 아무런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업체에 항의 전화하자 고객센터 상담원은 “유통과정상 포장지가 뜯겨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과민반응이다”라고 태연히 대답했다.
유씨는 “주식으로 먹는 밥이 심하게 변질되었는 데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사과는커녕 황당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니 상담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몇 시간 후 천안 지점에서 담당자가 유씨의 집을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제품을 넘겨 줘 원인규명을 요청할 생각으로 방문을 기다렸다.
하지만 방문직원의 대응 태도조차 허술하기 짝이 없었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으나 이또한 ‘비공개’여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유씨는 20일 고객센터 주소로 제품을 찍은 사진과 게시한 글을 출력해 등기 발송했다.
사측은 22일 우편물을 확인하고서야 품질관리 부장을 통해 연락해 왔고 24일 방문사과를 약속했다.
유씨는 “메일과 통화를 통해 충분히 의사 표시했지만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택배로 사측에 제품을 보낼까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업체의 대응태도를 봐서는 ‘이동 중 상온에서 변질됐다’고 할 것 같아 냉장고에 보관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과정 상에서 나올 수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기 전에 처음 연결된 상담원이 진심으로 소비자의 건강을 걱정하고 사과했다면 지금과는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씁쓸해 했다.
저거 엄청 만히 먹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