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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은 위조지폐도 감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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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은 위조지폐도 감별 못하나
中서 100달러짜리 쓰다가'개망신'… 은행"그럴리 없다" 뒤집어 씌워
  • 이희승 소비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6.12.21 07: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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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은행에서 환전한 100달러 짜리 지폐가 중국에서 위조지폐로 판명나는 바람에 환전했던 고객이 망신을 톡톡히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환전을 해준 외환은행측은 “위조지폐가 나갈 리 없다”며 오히려 고객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불손하게 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돈의 일련번호를 영수증에 기입하는 등 환전절차를 개선해야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지사에 근무하는 이희승(42·부산시 동구 초량동)씨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상해지역에 단기연수(본인 외 20명)를 다녀왔다.

    이씨는 출국 준비를 위해 7일 낮 12시 55분쯤 부산 중앙동 외환은행 부산지점에서 약간의 중국돈(위엔화)과 미국 달러 지폐(00달러 짜리 1장, 50달러짜리 1장, 10달러짜리 4장, 1달러짜리 10장)를 환전받았다.

    중국에서 달러를 사용할 일이 없어 지갑에서 한 번도 꺼내지 않다가 귀국을 앞둔 13일 새벽 3시쯤 중국 내 외국인지역의 한 당구장이 딸린 술집에서 당구를 치며 가볍게 맥주를 마셨다.

    환전해간 중국 돈과 달러 잔돈을 다 써 할 수 없이 지갑을 열어 100달러 지폐를 꺼냈다. 계산하는 과정에서 당구장 위 밝은 불빛에서 돈을 건네주었고 종업원은 형광등 불빛에 비쳐보더니 검사를 해보자면서 A4 용지 한 장을 가지고 왔다.

    A4 용지에 대고 손끝으로 긁어보더니 위조지폐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 씨는 “한국의 외환은행에서 환전한 돈이라 그럴 리 없다”고 항의하며 중국 '공안'을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공안이 와서 중재를 하며 호텔 환전소에 가서 위조지폐 감식을 의뢰해보라고 했다. 환전소에서 감식한 결과 위조지폐로 판명났다.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이씨와 동행했던 한국인 3명이 이 과정을 확인했고, 당시 술도 1인당 맥주 2병 정도밖에 마시지 않았는데다 당구를 치며 마신 것이어서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씨는 14일 귀국해서 외환은행 부산지점에 찾아가 김수경 환전 담당 차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김 차장은 “외환은행에서는 위조지폐가 나갈 수 없고 손님이 중국에서 바꿔가지고 들어온 것”이라며 오히려 의심하는 눈초리로 말했다.

    이씨가 강하게 항의하자 은행측은 “며칠 있다가 100달러는 잡비로 정산하여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20일 낮 12시 45분쯤 외환은행에서 전화가 와서 갔더니 김 차장이 “외환은행에서는 위조지폐가 나갈 리 없다. 손님이 바꿔가지고 왔다”며 또다시 돈을 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외국에 나가 우리 외환은행을 믿고 큰소리치다가 공안에게 붙들려 망신을 당한 것도 억울한데 국내에서 환전까지 안 해주며 불손하게 대하는 외환은행의 처사가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애당초 환전할 때 100달러 이상 고액권은 돈의 일련번호를 거래영수증에 기입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놓았더라면 중국 술집에서도 영수증과 대조해 험한 꼴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본점 관계자는 “모든 화폐를 다 감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창구에서 나가는 돈은 모두 기계 또는 창구직원의 육안으로 감별한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100% 정확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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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06-12-21 17:13:11
허걱~ 위조지폐라... 정말 당황하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