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업의 AI 활용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AI 활용으로 인한 편리함 뒤에 교묘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를 조정하고 피해를 양산하는 일도 현실이 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2026년 창간 20주년을 맞아 AI가 몰고올 소비자 생태계 변화와 혼란을 진단하는 연중 기획 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보험사들은 보험금 심사 자동화, 보험사기 적발, 대외민원 예측 등 보험 계약의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AI)를 활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AI 기반 심사 체계를 구축하며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고, 손해보험사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 AI로 소비자 편의성 제고...AI 기반 심사 체계로 보험금 지급 시간 대폭 단축
생보사는 AI 기반 보험금 심사 체계를 구축해 소비자들이 더 신속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삼성생명은 2023년 10월 AI 기반의 광학문자인식(OCR)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요 서류 인식 속도를 높였다. AI 기반의 OCR 기술이 적용돼 인식 가능한 비정형 문서의 범위가 확대됐다. 문서 인식률은 95% 이상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이를 통해 보험금 청구 관련 서류를 47종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진료비 영수증, 약제비 영수증 등 주요 문서 7종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입력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데이터 입력부터 심사, 보험금 지급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보험금 청구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한화생명은 딥러닝 기반 자동심사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 개발을 위해 한화생명은 알파고의 핵심 딥러닝 기법인 'CNN 신경망 알고리즘'을 활용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보험금 청구 데이터 1100만 건에 대해 3만5000번의 학습 과정을 거쳐 분석했다.
2019년 12월부터 실손보험과 정액보험에 대해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데, 소비자가 보험금 청구 후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이 1~2일 단축됐다.
교보생명은 2022년 10월 OCR 시스템을 도입해 심사 효율을 강화했다. ▲AI 기반 자동심사 모델 ▲청구서류 OCR 고도화 ▲심사 완료 후 즉시 송금 시스템 등을 통해 시간을 단축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보생명은 실손의료비 영수증뿐 아니라 업계 최초 진단서, 입퇴원확인서, 수술확인서, 통원확인서 등 13종의 청구서류를 자동 인식 OCR 시스템으로 심사하고 있다.
이 결과 사고보험금 청구에서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4.8시간에서 2.7시간으로 줄었다. 보험금 신속지급 평균 기간은 약 0.24일(약 2시간)로 단축됐으며 부지급률도 1% 미만 수준으로 처리 속도와 정확성을 제고했다. 5일 이상 소요된 고객 불만 처리 기일은 0.8일로 단축됐다.

손해보험사도 AI를 기반으로 보험 계약을 돕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2023년 3월 혁신금융서비스 일환으로 도입한 보이는 TM 보험 가입 서비스 '메리패스'로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했다.
메리패스는 중요사항 설명부터 청약절차까지 보험 계약에 필요한 전 과정을 모바일 웹을 통해 진행하는 서비스다. 자체 개발한 화면공유(미러링) 기술을 적용하고 고객이 모바일에서 표와 이미지 등을 보면서 음성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모집인이 중요 내용을 형광펜으로 짚어주면서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메리츠화재는 메리패스 도입 후 1년간 장기인보험 매출이 연간 20%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 보험사기 막고 대외민원도 예측...AI가 소비자보호 '척척'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보험사기를 막고 대외민원 전환을 예측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23년 점차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는 보험사기유형에 시스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기방지시스템(IFDS)을 개선했다.

IFDS는 다양한 위험인자로 구성된 지표를 기초로 보험사기 의심건에 대한 위험도를 점수로 산출하고, 점수가 높은 보험사고건에 세부적인 속성 및 분석결과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AI를 활용해 보험사기 유의 고객에 대한 위험도를 업무화면에 제공한다.
새롭게 개발된 삼성화재의 IFDS 시스템은 혐의자별 점수를 바탕으로 보험사기 고위험군에 대한 사전탐지를 강화하고 관계도 분석 시스템 구현을 통해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분석력을 개선하여 사전판단, 사후판단 기능이 강화됐다.
다발성 고의사고, 조직형 보험사기 등이 의심되는 사고에 대해 보상처리 초기 단계에서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신뢰성 높은 보험사기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보험사기 혐의자와 연계된 관계도 분석서비스를 제공하여 복잡한 연관관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서비스는 보험사기와 연관 된 개인과 불법업체 등의 공모 관계를 밝히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사기를 잡아내는 'DB T-System'을 2022년 도입했다.
보험사기의 조직화, 지능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DB손해보험은 조직형 보험사기 의심사례를 수사의뢰 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DB T-System은 혐의자 간 공모관계 분석에 초점을 둔 시스템으로 자동차보험 가·피공모 고의사고나 보험 거래처와의 공모 관계 등을 분석한다.
해당 시스템의 머신러닝 분석기능을 통해 보험사기 혐의가 의심되는 혐의자 간 관계도와 통계자료를 자동으로 제공한다. DB손해보험은 시스템 오픈 이후 3개월간 자동차 고의사고나 보험사기 20여건에 대해 수사의뢰를 진행한 바 있다.
현대해상은 2024년 2월 도입한 '대외민원 전환 예측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고객 불만을 신속히 해소하고 민원이 대외민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대내민원 접수 시 인입되는 다양한 정보를 TA(Text-Analysis)기술과 예측모델을 통해 분석해 대외민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민원을 예측해 알려준다.
현대해상에 직접 접수되는 대내민원 중 대외민원 전환 대상 가능성이 높은 건을 선별해 응대 담당자에게 알리미를 발송하는 방식이다. 현대해상은 이 서비스로 2024년 약 580여건의 대외민원 발생을 예방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알리미를 수신한 민원 응대 담당자들의 사전 예방 노력으로 상당 부분 대외민원 전환으로까지 확대가 예방되고 있으며 지난해도 예방 건수가 비슷한 규모"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자동차사고 과실비율을 안내하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AI Agent'는 접수된 사고 내용을 AI가 스스로 분석해 해당 사고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과실비율을 자동으로 산정 후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기존엔 직원들이 손해보험협회의 자동차 과실비율 표준 가이드라인을 직접 검색해 결정해야 했지만 해당 시스템을 통해 입력된 사고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사고 유형별 과실비율을 추천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