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중국 정부가 춘제(春節)를 기념해 개최한 중국신춘음악회에서 '창바이산표' 아이스와인(언 포도로 만든 와인)이 참석 귀빈들에게 선물로 건네졌다.
그 자리에는 유럽연합(EU) 각 도시의 시장(市長)으로 구성된 EU 시장연합회 회장을 맡고있는 마이클 호이플 빈 시장도 있었다. 호이플 시장은 와인병에 부착된 상표에 자신의 사진까지 인쇄돼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창바이산 상표가 평생 잊지못할 기억으로 각인된 셈이다.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週刊) 최신호는 창바이산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창바이산양조그룹의 역사와 함께 세계시장 개척에 나선 이 회사의 활동을 상세히 소개했다.
창바이산양조그룹은 원래 일본인이 1936년에 세웠던 '라오예링(老爺嶺)포도주공장'이 시조.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국유화되면서 창바이산포도주공장으로 이름을 바꾼 이 공장은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 전까지 국빈 만찬에 단골로 와인을 공급하던 업체였다.
미국 대통령, 일본 총리, 구 소련의 서기장 등 각국의 국가원수들이 창바이산 와인을 맛봤다고 잡지는 전했다.
이처럼 중국을 대표하는 와인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창바이산 와인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민영화의 길로 들어섰지만 판매량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파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저장(浙江)성 출신 사업가 4명이 이 회사를 인수한 뒤로 퇴출 위기에 몰렸던 공장은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까다로운 품질기준을 제정한 뒤 민간기업으로는 지린(吉林)성에서 유일한 성급(省級) 연구소까지 세웠고 2만㎡에 달하는 공장도 모두 지하에 만드는 등 최고급 품질의 와인 제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창바이산 와인은 5년 만인 2005년 '중국명품'으로 선정되는 데 성공했다.
그해 5월에는 국제포도주기구(OIV)와 중국식품공업협회가 칭다오(靑島)에서 공동 개최한 중국국제와인품평대회에도 출품돼 달콤한 맛이 나는 와인 분야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또 창바이산 와인은 포도주로서는 유일하게 오는 28일 제6회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 공식 브랜드로 지정됐다.
이 회사가 세계무대 공략을 위해 내놓은 무기는 바로 언 포도로 만들어 와인 중에서 최고급으로 꼽히는 '아이스와인'.
이 회사에서 생산한 아이스와인은 EU 초청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대사로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7개국을 순회했다.
장촨하이(長傳海) 창바이산양조그룹 회장은 "중국이 유럽보다 먼저 아이스와인을 만들었지만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했다"며 "중국의 명품이 되는 것이 첫걸음이었다면 창바이산 아이스와인으로 세계의 명품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