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P통신은 23일 `카튜사 로켓포 1발이 유엔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장에서 50m 쯤 떨어진 곳에서 폭발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언론은 이어 `이 로켓포는 시아파가 밀집된 지역인 티그리스 강 동안 쪽에서 발사됐으며 이 지역은 AP통신의 바그다드 지국과 멀지 않은 곳'이라고 부연설명을 보탰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곳은 미군의 특별 경비구역인 `그린존' 내 이라크 총리 공관으로 그린존은 바그다드를 동서로 나누는 티그리스강의 서안에 있다.
카튜사 로켓포는 구 소련에서 제작한 다연장 로켓포로 1980∼1988년 이란ㆍ이라크 전쟁시 이란이 주로 사용했던 사거리 8㎞의 지상군 무기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ㆍ정치조직인 헤즈볼라도 이 로켓포를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내 폭력사태를 일으키는 시아파 무장세력에 자금과 무기, 인력을 지원한다는 혐의를 이라크에 끊임없이 씌우는 게 미국의 일관된 입장임을 감안하면 이날 로켓포 공격에서 이란은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이라크 주둔 미군 서열 2위 사령관인 레이먼드 오디어노 중장은 올해 1월30일 유에스에이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카튜사 로켓, 로켓추진 수류탄 등 강력무기의 일련번호를 추적해 보면 이란으로 연결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AP 통신이 다른 설명은 따로 달지 않고 어떻게 보면 `중립적인 팩트'(fact)처럼 이번 공격에 쓰인 무기로 카튜사 로켓포를 기사의 첫 머리에 올렸지만 이는 곧 이란이 이번 공격과 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의심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사가 로켓포 공격이 일어난 지 수 시간 만에 이란과 연결됐다는 `냄새'를 풍기는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은 이란이 이번 공격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이번 공격이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국제적 거물급 인사의 안위와 연관된 것이기때문에 미군이 `조사결과 이란이 자주 사용하던 로켓포였다'라고만 발표해도 이란이 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