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사우스 웨일스 주 출신의 헤프먼 상원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노동당 통신정책 발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발표자인 콘로이 상원의원 바로 뒤에서 발표 내용을 들으며 탐탁지 않다는 듯 여러 차례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날 회견의 핵심은 노동당이 정권을 잡으면 민간 회사와 합작으로 초고속 인터넷 망을 만들어 호주인들이 98%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노동당은 이를 위한 자금으로 정부 예산 47억 달러를 책정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27억 달러는 정부가 2020년까지 노후연금 1천500억 달러를 조성하기 위해 설립한 '퓨처 펀드' 보유 텔스트라 주식 수익금으로 충당하면 될 것이라고 호주 언론들에 설명했다.
콘로이 의원은 특히 노동당의 통신 정책이 지금까지 나온 어떤 정책보다 좋은 것이라며 앞에 앉은 기자들의 동의를 얻어내려는 듯 그들과 눈을 맞추며 천천히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자들은 아무 말이 없었고 잠시 흐르던 침묵을 깬 건 뒤에 서 있던 헤프먼 의원이었다.
그는 큰 소리로 "퓨처 펀드 돈을 그런 식으로 쓰다니 유감천만"이라고 일갈했던 것이다.
기습을 당한 콘로이 의원은 당황한 듯 뒤를 한 번 돌아본 뒤 "노동당 통신정책 발표장에 여당 의원이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참석한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 당은 특별히 헤프먼 의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헤프먼 의원은 노동당 통신정책이 별 것 아니라는 듯 "나는 지금까지 이메일이라는 것을 한 번도 보내본 적이 없다"고 다시 한 번 큰소리를 치고는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헤프먼 의원은 사안별로 종종 하워드 총리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