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 황인성)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일본인이 최근 안 의사의 권총 보관함을 기증해왔다"고 24일 밝혔다.
목재로 만들어진 이 상자는 세로 20㎝, 가로 30㎝, 높이 12㎝의 크기. 표면에는 조각문양이 새겨져 있고, 덮개 안쪽에는 '피스톨 안중근의사지유물(pistol 安重根義士之遺物)'이라고 쓴 라벨을 비롯해 '신평 장(新平藏)' '남만주철도주식회사 도서관장(南滿洲鐵道株式會社 圖書館藏)' '만주제국 국립중앙박물관(滿洲帝國 國立中央博物館)' 등 소유권 이전 과정을 보여주는 문구들이 기재돼있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측은 "안 의사가 처형됐던 뤼순(旅順)감옥의 소장이었던 구리하라 사다기치(栗原貞吉)가 그의 권총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던 상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구리하라는 당시 안 의사의 인격에 감명받아 안 의사에게 차입물을 넣어주곤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숭모회 측은 "상자는 일본 패망 과정에서 유출됐다가 옛 일본인 가옥에 보관돼 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상자 안에 들어있던 권총이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보관함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리는 '안중근의사 순국 제97주기 추념식'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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