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먼저 등록금 주제를 들고 나온 인물은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양극화 제로 대장정'의 일환으로 전국 순회특강에 나선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노 의원은 지난 15일 연세대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사립대의 부당한 횡포만 바로 잡아도 대학생의 1인당 등록금을 연간 107만원 줄일 수 있다"며 등록금 문제를 이슈로 부각시켰다.
그는 "대학 쪽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사립대의 부풀리기 예산만 연간 1조2천억원에 달하기에 거품을 빼면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등록금 문제를 짚고 나서 젊은층의 적극적인 현실 참여를 주문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정치와 사회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며 "`만명'(1만명)만 행복한 사회가 아닌 `만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과 함께 경선 출마의사를 밝힌 심상정 의원은 `돈 없는 대학, 등록금 고통해소를 위한 대학 민생투어'의 하나로 22일 부산 경성대를 찾아 등록금 상한제 도입과 저소득층 등록금 무상 지원을 촉구했다.
심 의원은 "등록금 액수를 연간 가계평균 소득의 12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록금 상한제를 도입하고 소득분위 하위 20%의 학생에게 등록금을 무상으로 지원할 때만이 서민에게 최소한의 고등교육 기회가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전주교대와 연세대, 경북대, 목포대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대표적 진보 논객으로 꼽히는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역시 20일 서울대 초청강연에서 대학의 비싼 등록금을 집중 지적했다.
홍 위원은 "유럽에는 사립대가 없으며 절대 다수가 무상 교육을 받고 있다"고 전한 뒤 "사회가 등록금을 부담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했다.
21일 한양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정치 특강을 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등록금 문제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학생의 정치 및 사회 참여를 강조했다.
홍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의 역사와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다음 시대를 통일의 시대가 아닌 선진 강국의 시대로 만든 뒤 통일을 논의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의 주역은 대학생이고 통일이 되면 그 부담을 지는 주체도 대학생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학가와 정치권 안팎에선 젊은 유권자인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등록금 문제를 매개로 정치와 사회 참여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김진숙 이사는 25일 "2002년 대선 당시 젊은 세대가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것처럼 평상시엔 정치에 무관심해 보이는 젊은층이 특정 이슈와 관련해 강한 결집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점을 인식한 인사들이 줄지어 대학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