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배 고픈 세상, 차라리 '국립호텔'이 좋다" 스스로 쇠고랑
상태바
"배 고픈 세상, 차라리 '국립호텔'이 좋다" 스스로 쇠고랑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26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도죄로 복역 후 출소한 20대가 보름만에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다시 금품을 훔쳐 쇠고랑을 찼다.

26일 강원 춘천경찰서는 수차례에 걸쳐 빈 상점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절도)로 신모(28)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23일 오전 5시께 춘천시 후평동의 한 카센터 창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 7천원을 훔치는 등 7차례에 걸쳐 53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98년 절도죄로 수감된 이후 줄곧 동일한 범죄로 교도소를 드나들다 2005년 9월 절도죄로 다시 수감돼 지난 9일 1년 6개월만에 만기 출소했다.

출소 후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와 병든 할머니를 부양하며 살 길이 막막했던 신씨는 기술이나 자격증도 없어 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기 위해 춘천시내 식당 수십여 군데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오토바이 자격증은커녕 자전거도 탈 줄 모르는 신씨에게 선뜻 일자리를 주려는 식당은 없었다.

신씨는 경찰에서 "당장 먹고 살 길은 없는데 배가 너무 고파 나도 모르게 또 남의 돈에 손을 대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범들을 수없이 봐왔지만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도 이번처럼 마음이 아팠던 적은 많지 않았다"며 "교도소에서 기술이나 자격증뿐 아니라 당장 출소 후 생계에 도움이 될만한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