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전과 5범의 신명석(가명.65)씨는 53살 때 만나 자신을 새로 태어나게 해준 아내 전숙희(가명.59)씨와 31일 오후 2시 눈물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린다.
20살 때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가 교도소에 수감된 것을 시작으로 51살 때 청송감호소에서 출소할 때까지 5차례에 걸쳐 23년 6개월 동안 수형생활을 한 신씨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1년간의 보호관찰을 받고 경북 김천에서 생활하던 중 아내 전씨를 만났다.
신씨는 이때부터 "가진 것은 없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선하게 살자"는 아내의 엄격한 생활신조를 가슴에 새겼으며 이후 범죄의 소굴에서 벗어나 12년 동안 단 한차례의 범죄도 저지르지 않고 성실한 가장으로 거듭났다.
인생의 후반기를 새로 꾸며 나가기 위해 노력하던 신씨 부부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병마가 드리운 것은 2005년.
대전으로 이사와 생활하던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아내의 병명이 유방암으로 나왔고 수술과 항암치료로 병세는 좋아지는 듯 보였으나 올해 1월 재발해 급기야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다.
신씨는 새로운 삶을 열어준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지난달 16일 혼인신고를 했으며 면사포까지 씌워주고 싶었지만 30여㎡(12평)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는 형편으로 결혼식은 올릴 수 없자 법무부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같은 신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한국갱생보호공단 대전지부는 대덕구와 중구 후원회, 중구 여성후원회 등의 협조를 얻어 결혼식을 올려주기로 했다.
신씨는 "50년을 세상의 어두운 저편에서 살다 아내를 만나 세상의 밝은 빛을 보게 되고 사랑을 알게 됐는데 10여년만에 영원히 헤어져야 한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이제껏 아내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면사포라도 씌워줄 수 있게 돼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