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게임상의 계정해킹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단 피해를 입으면 신고를 한다고 해도 복구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개인정보 유출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축구가 취미인 대전시 탄방동의 이관준(남.29세)씨는 네오위즈사의 축구온라인 게임인 피파온라인2(EA SPORTS™ FIFA ONLINE2)를 1년 이상 즐겼다.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을 자신의 팀에 하나 둘 씩 영입시키는 재미에 푹 빠진 것.
그러나 지난달 29일 게임에 접속해 보니 그 동안 애지중지 모은 20여명의 선수들과 150만원 가량의 게임머니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전날 밤 계정이 해킹 당한 것.
이 씨는 즉시 업체에 통화와 온라인1대1상담으로 피해 사실을 통보했다. 이후 이 씨는 매일같이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지만 업체에서는 “확인중”이라며 기다려 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업체에서 피해를 복구해 준 시점은 신고 후 8일이 지난 4월 6일. 그러나 이 씨가 복구 받은 게임머니와 선수들은 해킹 피해를 받기 전의 3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이 씨가 항의하자 상담원은 “잃어버린 부분 중 해킹을 한 가해자의 ID에 남아있는 게임머니와 아이템은 모두 복구 해 드린 것”이라며 “나머지 부분은 제3자에게 정상적으로 거래가 됐기 때문에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피파온라인2에서는 모든 거래가 경매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때문에 해킹범은 이 씨 계정의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경매장에 이 씨의 아이템을 매우 낮은 가격으로 등록한 후 자신의 계정으로 이를 다시 구매하는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해킹과 무관한 제3자 아이템을 싸게 사들이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다른 수중으로 넘어간 이 씨의 재산은 법률상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
이 씨는 “피해 발생 하루만에 신고를 했고 해킹으로 인한 피해 수준도 명백한 상황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의 절반도 복구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네오위즈 관계자는 “피해가 접수되고 만 하루만인 30일 가해자의 소유로 의심되는 계정에 30일 이용정지 처분을 내렸다”며 “동일한 계정을 다른 사람이 접속하는 해킹 피해의 경우 게임 외적인 부분을 계정로그. 거래내용 등 게임상 자료만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복구 조치를 해 드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고 해명했다.
또 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해킹 피해 복구는 허위 제보에 의한 악용을 예방하기 위해 없어진 부분을 복원해 드리는 개념이 아니라 옮겨진 것을 다시 찾아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매장을 통해 제3자가 구입해간 아이템을 회수하게 되면 이로인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복구받지 못한 부분은 사이버수사대를 통해 해결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체에서는 이 씨의 피해에 관한 수사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