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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노인 '쌈짓돈'까지 갉아가는 홍삼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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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노인 '쌈짓돈'까지 갉아가는 홍삼사기
'00영농조합’ ‘00양잠조합’ 등 위장 ...반품거절 협박 일삼아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6.11.07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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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홍삼 제품을 ‘무료’로 보낸 뒤 돈을 뜯어가는 이른바 ‘홍삼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몸에 좋다’는 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선량한 시골 노인들을 꼬여 쌈짓돈을 빼먹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일단 제조원을 ‘00영농조합’ ‘00양잠조합’ ‘00홍삼유통조합’ 등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인 것처럼 믿도록 만든뒤 ‘공짜’ ‘이벤트당첨’ 같은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다.

    또 전화·문자메시지·편지로, 휴게소나 노상 등지에서 수단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을 집요하게 유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이 반품하기 위해 전화를 해도 받지 않거나 여러 상담원들이 돌려 받으며 시일을 끈 뒤 청약철회 기간(14일)이 넘어서면 노골적으로 협박한다.

    소비자 이경숙(여) 씨는 “나이 70, 80세 농촌 노인분들게 말도 안되는 소리로 몸에 좋은 거라며 홍삼같은 것을 공짜로 준다고 속여 이익을 보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나중에는 몇십만원의 돈을 자식들에게 물으라고 하니 해도 너무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씨는 지난 3일 ‘대구 한국인삼 00영농조합’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고발해왔다.

    소비자 구미애(여) 씨는 “한 통의 편지 때문에 진짜 기가 막힌다”며 “고객님이 부담없이 한번 드시고 좋다고 소문내주시라며 흑홍삼골드 한 세트를 공짜로 받았는데, 몇 주가 지난뒤 돈을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구 씨는 이어 “돈을 안내면 연체료까지 물어야 한다”며 “공짜로 준다고 한 말은 저희 엄마가 잘 못 들은 것”이라고 뒤집어씌웠다는 것. 그는 “너무 억울하다”며 지난 1일 본지에 제보했다.

    소비자 고광열 씨도 얼마전 “금산홍삼조합으로부터 ‘약을 먹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안먹으니 보내지말라’ 했는데도 약이 배달됐다”며 “따지고 묻자 ‘우수고객이라 특별 할인가격에 보냈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했다”고 털어놨다.

    고 씨는 “‘당신들이 그냥 보낸 것이니 돈을 못주겠다”고 하자 그냥 뚝 끊어 버렸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소비자 장 모씨는 “지난 9월 중순쯤 전화로 ‘흑홍삼을 드셔보고 홍보부탁한다’며 무료로 준다고 해서 받았는데 개봉해 보니 안내문에 14만9000원을 내면 15만원 상당의 무료 통화권을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반품하려고 전화하니 받지 않아 추석 지나고 다시 전화했지만 ‘반송기간이 지나 반품이 안된다’며 문자로 계속 입금하라는 통보가 오고 입금시키지 않으면 100만원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불만을 털어놨다.

    홍삼의 품질도 믿지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황 모씨는 “하루에도 몇통화씩 전화로 ‘복용하면 피로가 없어지고 체내의 건강이 좋아진다’며 온갖 아양을 다 떨면서 귀찮게 하기에 ‘홍삼 100’이라는 제품을 구입해 복용하고 있는데,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지고 시도때도 없이 나른하고 몽롱해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홍주농협양잠조합’을 소비자단체에 최근 고발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들어 5일 현재까지 홍삼제품과 관련해 상담을 신청한 건수는 모두 691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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