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소비자 과실이 아닌 제품하자가 발생했는데도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하자를 발견해 제조업체에 신고했지만, 내부 하자판정을 받는 동안 제품교환 가능기간인 14일이 경과하고 만 것이다. 이 경우 소비자 과실과 무관한 제품 하자임에도 불구하고 동일고장 3회 등의 조건을 갖추기 전에는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 소비자가 발을 구르고 있다.

창원 남양동의 조 모(남)씨는 지난 4월 6일 오픈마켓에서 HP노트북 프리자리오 (CQ40-515AU)를 49만7천원에 구매했다.

다음날 제품을 배송 받아 사용 중 마우스 패드 오른쪽 버튼이 움푹 들어간 걸 발견했다. 판매처로 문의하자 불량 판정서((DOA)를 발급받아야만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로부터 10여일이 경과한 지난 19일, 조 씨는 어렵게 시간을 내 부산에 있는 HP서비스센터로 방문했다. 담당기사는 조 씨가  마우스패드를 누르는 압력에 의해 생긴 변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HP본사 규정상 핵심부품(LCD,하드디스크, 메인보드 등)의 이상이 아닌 경우 불량판정서를 발급할 수 없다며 교체수리를 하라고 했다.

억울한 마음을 겨우 누르며 노트북을 사용하던 조 씨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노트북의 액정과 키보드판의 연결부분에서 노트북 하판을 뜯은 흔적(흠집과 벌어진 틈)을 발견 한 것.

곧바로 창원HP서비스센터 출장AS를 요청했고 담당기사는 뜯었던 흔적이 있음을 인정했다. 마침 노트북을 구매한지 정확히 14일째였던 터라 제품교환을 요청했다. 담당기사는 해상도가 낮은 휴대폰으로 증거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조 씨는 자신이 찍어둔 증거사진을 AS기사에게 넘겨줬다.

HP본사에서는 ‘DOA판정 심사를 올렸으며 일주일간의 시간이 걸린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실제 불량 판정이 날 확률은 전무하다며 판매처에서 장난을 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판매자는 역시 “출하 상태 그대로 배송한 건데 당치도 않은 소리”라고 반박했다.

조 씨는 “제품을 받았을 당시 포장상태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었다. 결국 판매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소비자원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당장 사용에 문제가 없으니 그냥 고쳐서 사용하라는 답이 전부였다. 이럴바에는 소비자법이 무슨 소용이냐”며 억울해했다.

이에 대해 HP는 입장표명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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