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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늦둥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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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늦둥이 비결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1.04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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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생활이 어느덧 많이 위축되었다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나이와 정도에 따라 쉽지 않을지 몰라도 다시 성을 즐길 수 있게 만들면 된다.

    가진 거라곤 튼튼한 몸과 배짱 밖에 없던 대학시절, 친한 친구 하나와 1주일간 자전거 여행을 떠났었다. 각자의 짐받이에 간단한 취사도구와 잠자리라곤 비닐 한 장 달랑 싣고서 하루 종일 국도를 달려 부산까지 갔다.

    20여 년 전 당시 충청도 한 민박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려는데,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노부부와 초등학생 아이 하나가 단란하게 살고 있었다.

    대처로 나간 자식들이 살기 힘들어 시골에 계신 노부모에게 자녀 양육까지 맡긴 거라 짐작하고, 이 얘기 저 얘기하면서 은근하게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늦둥이가 공부를 잘 한다’며 겸연쩍게 웃는 모습에 놀랐다.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지만 50대 중반 넘어 출산하셨을 할머니가 대단해보여, 어찌하면 그리도 금슬이 좋은가 여쭤보았더니, 더 늦은 이웃언니들도 꽤 있단다. 대학생이 뭐가 그리 궁금했는지 몰라도 하도 꼬치꼬치 물으니까 할아버지가 딱 한마디 하셨다.

    “이 시골에 뭐 재미난 일이 있나? 애만 생기지, 뭐.”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는 애들이 보통 여덟, 아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방음벽도 없었는지 수시로 덜컹거리는 기차소리에 라디오 소리도 자꾸 끊어지고, 위험해서 밖에 돌아다니기도 귀찮아서인지 저녁 내내 부부가 눈 마주치고 한방에만 있다 보니 기회(?)가 많아졌던가 보다. 애가 한둘이면 그나마 재우고 하겠지만, 대여섯일 땐 어떻게 단칸방에서 가능했는지 불가사의하다.

    그 후로 60-70년대 가족계획과 피임에 대한 교육이 활발해지고, 생활환경도 많이 개선되어 TV, 오디오, 비디오 같은 오락물도 많아지고, 사회적으로도 어른들의 모임이나 놀잇감이 많아졌다. 특히 21세기가 되어 컴퓨터가 상용화되면서, 단순한 정보 활용이나 오락을 넘어서 성욕의 대리만족까지 가능해졌다.

    이성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길에서 볼 수 없는 예쁘고 멋진 이성들이 은밀한 모습들을 다 보여 주다보니 사랑도 점점 게을러지고,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부부간의 성관계도 점점 시들해지는 경향이 많아졌다.

    안 해 버릇하니 더 안 하게 되고, 오랜만에 하려니 쑥스러워 안 하게 되고, 너무 간절해서 하려는데 예전 같지 않고 잘 안 되서 안 하게 되고 점점 악순환에 빠져 성을 포기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성생활이 어느덧 많이 위축되었다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나이와 정도에 따라 쉽지 않을지 몰라도 다시 성을 즐길 수 있게 만들면 된다. 규칙적인 운동도 하고, 술이나 담배를 줄이면서, 성을 즐길 만한 기회를 자꾸 늘려야 한다.

    설사 자신의 기능이 많이 망가져졌더라도 그때그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다. 조성완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 penicho@zaigen.co.kr

< 한겨레 Economy 2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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