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파격적인 승진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노희영 오리온 부사장이 5개월만에 사퇴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노희영 부사장이 구두로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회사와의 갈등이나 불화설 등으로 인해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22일 밝혔다.
노희영 부사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켓오’를 장수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자신했다. 그랬던 노 부사장이 돌연 사퇴하겠다고 나섰다. 왜 일까.
◆ 외식→제과 ‘승승장구’노희영 부사장은 ‘궁’ ‘호면당’ ‘느리게 걷기’ 등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및 카페 컨설팅 전문가다. 마켓오를 런칭했던 노 부사장은 롸이즈온이 마켓오를 인수하자 롸이즈온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액 5천978억원, 영업이익 529억원, 당기순이익 370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보다 2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뛰었고, 290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을 벗어났다.
그 배경에는 더 건강한 과자를 지향하는 ‘닥터유’에 이어 노 부사장의 작품 ‘마켓오’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 부사장은 지난해 자연이 만든 순수한 과자를 모토로 합성첨가물, 쇼트닝, 마가린, 색소 등의 무첨가를 표방한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마켓오’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 초 ‘마켓오’2기 제품으로 초콜릿 등을 출시했다.
오리온은 노 부사장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단일 체제였던 조직도를 과자, 마켓오, 닥터유로 분할하고 각각 부사장을 두어 총괄하도록 했다. 노 부사장은 ‘마켓오’와 관련된 모든 비용과 매출을 책임지게 됐다.
◆ 세균 문제로 제과사업 '삐끗'
노 부사장은 지난해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마켓오’를 선보였다.
‘자연이 만든 순수과자’라는 컨셉으로 합성첨가물, 쇼트닝, 마가린, 색소를 첨가하지 않은 워터크래커, 브레드칩, 리얼브라우니, 순수감자 프로마즈 등을 내놓았다. 올 1월에는 합성첨가물인 합성착향료(바닐린)와 합성유화제, 산도조절제, 정제가공유지를 넣지 않은 리얼초콜릿 8종을 출시하며 올해 매출목표를 20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마켓오’ 리얼 초콜릿을 출시 1달도 채 되지 않아 일부 제품에서 세균수가 기준치를 초과해 곤욕을 치뤘다. 이로 인해 해당 제품의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회수할 수밖에 없었고, ‘마켓오’의 이미지 타격도 적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일로 인해 노 부사장이 ‘마켓오’ 실적에 심적 부담이 컸고, 회사와 갈등을 빚다가 사퇴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 CJ푸드빌 러브콜..본업 복귀?
노 부사장은 오리온 부사장으로 있으면서도 외식업 컨설팅 회사인 ‘히노컨설팅’을 운영해 왔다. 히노컨설팅은 외식공룡 CJ푸드빌은 비빔밥 전문 레스토랑 ‘비비고’의 총괄 컨설팅을 맡았다.
‘비비고’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의욕적으로 키우고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다. 지난 5월 CJ푸드빌은 서울 광화문 오피시아 빌딩에 ‘비비고’ 1호점을 오픈하고 2015년까지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글로벌 매장 1천개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노 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한식의 세계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따라서 식품업계에서는 노 부사장 오리온을 퇴직한 뒤 다시 외식업 컨설팅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