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이 마침내 국회의원의 꿈을 이뤄 눈길을 끈다.
김 전 회장은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천안에 정착해 표밭을 다진 끝에 7·28 천안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박완주 후보(민주당)와 박중현 후보(자유선진당)를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다소 싱겁게 끝난 선거였지만 김 전 회장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이후 빙그레는 안팎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빙그레 관계자는 "어제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사내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1955년생으로 천안시 직산읍 출신으로 한화그룹 창업주인 고 김종희 회장과 부인 강태영 사이에 2남1녀 중 차남이다.
김 전 회장은 90년대 한화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형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재산권 분할 관련 소송으로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한화유통(구 한양유통) 사장이었던 김 전 회장의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퇴진시킨 것이 결국 재산권 반환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후 10년간 김 전 회장은 빙그레의 경영환경과 조직분위기를 바꾸고, 재무건전성과 경영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그 결과 빙그레는 지난해 매출액 6천286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빙그레는 크게 냉장사업과 냉동사업을 하고 있는데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등 주요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63%(813억8100만원)를 차지한다. 나머지 37%(477억5500만원)는 투게더, 메타콘, 메로나 등 아이스크림류 등이다.
김 전 회장은 이번 보궐선거 출마와 함께 빙그레 최대주주라는 사실이 부각돼 관심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은 빙그레 주식 1740억원과 본인 및 장·차남, 장녀 등의 명의로 된 대지 및 임야 140억원, 예금과 적금 및 보험 등 19억원 등 재산액이 1천944억 2553만원으로 후보자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 전 회장이 빙그레 대표이사 회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2008년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해 식품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2년 동안 김구재단 이사장, 충남새마을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천안시지부장 등을 맡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표밭을 다져왔고 노력 끝에 값진 결실은 얻은 것이다.
그동안 김 전 회장의 발목을 잡아왔던 형제간 다툼도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김 전 회장은 몇년 전 재산반환소송을 취하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3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동생 사무실을 찾아 관계자를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 28일 밤 당선이 확정되자 정부와 확실한 통로를 확보해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3조5000억원짜리 국책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은 천안이 적합지 1위로 판명된 만큼 천안에 유치해야 한다며, 관련 법안을 제출해 관철시키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