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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조석래"사돈 남 말 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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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조석래"사돈 남 말 하시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7.30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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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편집인]사돈(査頓)이란 단어의 어원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있다. 그 중 가장 그럴 듯한 얘기가 고려 때의 명장 윤관(尹瓘)장군과 문관 오연총(吳延寵)에 관한 것이다. 두사람은 각각 도원수와 부원수로서 여진정벌에 나서 승리한 뒤 자녀들을 혼인시켰다.

 

하루는 윤관이 잘 익은 술을 오랜 벗이가도 한 오연총과 대작하기 위해 하인에게 술동이를 지어 오연총 집으로 향했으나 개울물이 불어 건너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개울 건너편에 오연총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 역시 술동이를 갖고 윤관 집으로 향해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별 수 없이 개울물을 가운데 두고 풀명자나무 등걸에 앉아 서로 머리를 숙이며 대작했다고 한다. 사돈은 바로 이들이 앉았던 ‘풀명자나무’(査)와 ‘머리를 숙인다’는 뜻의 돈(頓)이 합해져 나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사돈이란 이미지는 상당히 충돌적이다. 한편으로는 가까운 사이로 여겨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고 어렵다는 의식이 다분하다. 방둥이 부러진 소, 사돈 아니면 못판다(흠이있는 물건은 가까운 사람에게만 판다)는 말은 허물없는 가까운 사이를 나타내지만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 ‘사돈 모시듯 하다’ ‘사돈 남말 한다’ ‘봄 사돈은 꿈에도 보기 어렵다’(보릿고개때 찾아오는 사돈이 부담스럽다는 뜻)는 속담은 무척 어려운 관계임을 암시한다.

 

이런 복합적인 사돈관계를 다시 한번 새겨보는 사건이 벌어져 세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과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간의 날선 공방이다.

 

조회장은 지난 28일 2010 전경련 제주 하계 포럼에서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의 입을 빌어 이명박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세종시와 4대강까지 언급하며 한마디로 ‘그쪽이나 잘해’라는 쓴 소리를 날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때리기'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대한 정조준 맞 불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석래 회장은 슬하 자녀들을 직접 혼사시킨 사돈관계는 아니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다.

 

말하자면 이대통령의 셋째딸 수연씨가 조석래 회장의 조카 며느리가 되는 셈이다.

 

전통적인 정서로 따지면 이대통령과 조양래 회장 사이보다야 좀 낫지만 어려운 사돈지간임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인 지난 3년전 조회장은 똑같은 전경련 제주 포럼에서 "차기는 경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해 노골적인 이명박 편들기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조석래회장의 사돈 사이가 돈독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3년뒤 두 사람은 다시 어려운 사돈이 되고 말했다. 그냥 ‘어려운’ 지경이 아니고 기존 속담에도 없는 사돈간 장군멍군 상황으로 보여진다.

 

조회장이 이같은 직격탄을 날린 배경이 더 궁금해진다.

 

단지 이대통령이 대기업을 몰아붙이고 있는데대한 회원사들의 불만을 대표 표출한 것인가?

 

일각에서는 효성가 3세들이 해외 부동산을 불법 취득한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진 점이 조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검찰은 최근 조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3남인 조현상 효성 전무를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고 신고조차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현준 사장은 2002년 2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미국에서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효성아메리카의 자금 550만달러(64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은 2002∼2006년 모두 6건의 미국 부동산을 구입하는데 총 1170만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효성아메리카에서 횡령한 자금인 셈이다.

 

조 전무는 2008년 8월 하와이 소재 콘도(262만3000달러 상당)를 매입하면서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대목에서 또 한가지 여운이 남은 대목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지난 2008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풀려 났다.

 

묘한 상황이 엉키면서 그동안 사돈끼리 묵은 감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는 대목이다.

 

전경련이 설립된 이후 정치권에대해 쓴소리를 낸 적은 많으나 정부와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직설화법으로 포화를 쏟아낸 적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세간에 입방아가 한창이다. 한마디로 ‘사돈 남말 하시네’이런 내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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