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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거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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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거시기'
  • 이정선 기자 jslee@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1.30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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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은 목욕을 안 했다. 몸에서 심한 악취를 풍겼다. 그래서 냄새를 지우려고 향수를 뿌렸고, 이것이 '향수 문화'로 발전했다고 했다. 그렇게 배웠다. 물론, 그럴 듯하다. 프랑스의 임금조차 1년에 한 번 목욕을 하면 잘했다고 얘기했을 정도니까.

그렇지만, 향수는 가격이 비쌌다. 지금도 비싼데 옛날에는 더욱 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향수를 푹푹 뿌려댈 수는 없었다. 향수는 아껴가며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도 향수가 유행하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돈 많은 귀부인들이 향수로 거시기를 씻거나, 거시기에 넣기도 했다는 것이다. 남편이나 외간 남자를 만날 때 그렇게 하고들 다녔다는 얘기다.

루이 15세의 애첩으로 알려진 뒤발리 백작부인은 용연향이라는 것으로 거시기를 씻었다. 그리고 루이 15세를 만나 데이트를 즐겼다. 향수로 닦아낸 거시기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오랫동안 풍겨 나왔고, 그 향기는 루이 15세의 '코를 노예로 만들었다'고 한다.

거시기 행위 때 향수를 이용한 '역사'는 대단히 오래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귀부인들이 미지근한 물에 향수 몇 방울을 떨어뜨린 뒤 수건에 적셔서 거시기를 씻었다. 고대 중국의 미녀들은 사향이나 용연향이 들어 있는 작은 봉지를 거시기에 삽입하고 멋진 남자들을 만났다.

인도 사람들도 뒤지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양귀비 기름과 재스민 꽃의 엑기스를 추출해서 약한 불에 졸여 거시기에 바른다. 그러면 침실에 그윽한 향기가 은은하게 떠돌게 된다"고 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스며나오면서 방 전체에 향기를 가득 채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자도 남자도 수치심을 버리고 침대에 올라 나신이 되어 마음껏 관능의 환락 속에 자신을 몰입하는 것이 좋다"고 가르치고 있다.

값비싼 향수가 '문화'로 발전하게된 데에는 이런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유는 또 있었다. 유럽의 뱃사람들이 신세계인 아메리카대륙에서 여러 가지 향료를 들여왔다. 그것과 함께, 매독이라는 몹쓸 병까지 가지고 왔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매독으로 픽픽 쓰러지고 말았다.

이 때 장삿속으로 등장한 것이 향수였다. 거시기를 할 때 향수를 사용하면 그 몹쓸 병을 방지할 수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던 것이다. 난봉꾼들을 겨냥한 상술이었다.

유럽 사람들이 자랑하는 '향수 문화'도 따지고 보면 대체로 거시기와 연관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별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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