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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치킨 판매중단 '상처뿐인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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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치킨 판매중단 '상처뿐인 영광'
청와대 트위터 한줄에 백기?..이마트 피자에 더 따가운 눈총
  • 이민재 기자 sto81@csnews.co.kr
  • 승인 2010.12.13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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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를 5천원 가격에 판매하면서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롯데마트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롯데마트는 13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해 ‘통 큰 치킨’ 판매를 16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생존권 수호에 나선 영세상인들의 반발을 일단 수용한 결과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싼값으로 치킨을 구매할수 있는 기회가 날아갔다면서 아쉬워하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현재 1만5천원이 넘는 치킨값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치킨판매를 시작한 첫 날 서울역점>


◆거인을 쓰러뜨린 '동반성장과 생존권' 논리

롯데마트가 저가 치킨 판매에 나선 지난 9일 이후 사회 전반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생존권’과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제공받는 소비자권리’를 둘러싸고 연일 논쟁이 벌어졌다.

소비자들은 3천원도 안되는 생닭이 조리과정을 거치면서 5~6배 가격이 오르는 것은 폭리나 다름없었다며 통큰 치킨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매장 오픈과 동시에 치킨 코너는 주문행렬이 길게 이어졌고 하루 200~400마리 물량은 금새 동이났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가 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비난했다. 롯데마트 앞에서 항위 시위를 벌이고 한국프랜차이즈 협회는 부당염매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 굿굿하게 '노이즈 마케팅'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던 롯데마트지만 결국 청와대 트위터 한줄에 백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마트 튀김닭 5천원에 판매중...생닭 납품가격 4천200원, 튀김용 기름, 밀가루 값을 감안하면 마리당 원가가 6천200원 정도. 결국 한 마리당 1천200원 정도 손해보고 판매하는 것”이라는 한줄을 올리면서  사태가 급변했다는 것이었다.. 

밤샘 회의를 거쳐 판매중단을 결정했고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가  정 수석에게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직접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논란의 종식에도 불구 롯데마트와 청와대 모두 '상처뿐인 영광'만 안게 됐다. 청와대 트위터 한줄에 백기투항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롯데마트, 시장 생태계를 정치적으로 몰아갔다는 청와대 모두 '사나운 모양세'가 된 것이다.


◆롯데마트 치킨포기는 잘 짜여진 판

롯데마트는 ‘통 큰 치킨’의 판매를 중단했지만 기존 방식대로 치킨을 판매할 방침이다.  


상처는 받았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은 듯 보인다. 경쟁자인 신세계 이마트에 비해 사회적 책임감이 강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8월 ‘이마트 피자’를 출시한 후 영세업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판매를 강행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이마트 피자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질 때쯤 롯데마트가 치킨판매를 시작하면서 골목상권 침해논란을 재차 불러일으켰다. 

롯데마트는 게다가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 준비한 약 5만 마리의 치킨을 연말까지 각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불우이웃에 기부하기로 했다.

때문에 동일한 상황 속에서 피자판매를 중단하기는커녕 판매매장을 확대한다고 밝힌 이마트에 비난여론이 몰리는 분위기다.


게다가 가격거품을 빼는 데 앞장섰다는 이미지 제고 효과도 만만치 않다.

결국 롯데마트가 가격인상 등 다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도 있었지만 판매중단이란 극단적 선택을 한 것도 이런 것들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 네티즌들 치킨 판매 중단에 반발


한편 롯데마트 치킨 판매 중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영세상인들은 괜찮고 소비자는 봉인가" "저가에 우리가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성토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에 대한 정이 떨어졌다"면서 "치킨말고 삼겹살이나 구워 먹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온라인에선 프랜차이즈업계 치킨을 불매하겠다는 네티즌들이 줄을 이었다.


"인삼이 들어가는 삼계탕은 1만원이 채 안되는데 치킨은 1만5천원이 훨씬 넘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는 네티즌도 있었다.


롯데마트가 1주일만에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했지만 유통업계에 던진 파장은 일파만파 확대돼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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