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뒤 바다에 버려진 이모(5)양의 시신 수색작업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분노에 치를 떨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을 살해한 아버지 이모(24)씨는 여자 문제로 2003년 별거에 들어가 2년 후 이혼했는데, 별거를 시작하면서부터 이양의 양육을 할아버지(59)에게 맡겼다.
이양의 할아버지는 거동이 편하지 못했고, 할머니가 포장마차 장사를 해 어렵게 생활했지만 할 수 없이 손녀딸을 맡아 키웠다.
전남 광양의 한 회사에서 기계수리공으로 일하던 이씨가 딸에게 해 준 것은 1주일에 한번 정도, 그것도 잠시 만나 과자 한봉지 사주고 돌아가는 것이 전부였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양육비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결혼을 전제로 다른 여성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여성이 이씨를 떠나가자, 딸을 인생의 걸림돌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씨는 범행 전날 딸 문제로 어머니로부터 꾸중을 듣자 결국 딸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사건 당일 부모 집 근처 PC방에서 기회를 보던 이씨는 어머니가 포장마차 영업을 나가고 아버지가 잠든 것을 확인한 다음 방안에서 잠자던 딸을 데리고 나와 부근 주차장에서 목졸라 살해했다.
경찰은 이양이 잠을 자고 있던 상태라 거의 반항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씨는 시신을 유기하기 앞서 마치 잠자는 아이를 안고 있는 것처럼 꾸며, 싸늘해진 딸의 시신을 안고 태연히 500여m 떨어진 바닷가까지 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 어머니와 딸 문제로 말다툼을 한 것이 결과적으로 결정적인 범행 동기가 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실종으로 위장하기 위해 딸의 시신을 바다에 던질 때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