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탈당그룹 일각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선주자들이 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잇따라 돌입, 범여권 내에서 한미 FTA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의장은 27일 오후 2시부터 한미 FTA 협상중단을 촉구하며 국회 본관 로텐더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전의장측은 "국익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가고 있는 정부의 협상태도를 도저히 좌시할 수 없다"며 "지금 진행중인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전의장은 단식농성에 앞서 우원식(禹元植) 이인영(李仁榮) 김우남(金宇南)의원 등 `민주평화연대' 소속 의원 10여명과 함께 한미 FTA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당 탈당그룹 중 하나인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26일 오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중단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출입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천 의원은 성명서에서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 결과를 따져본 뒤 더 철저한 준비와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차기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만이 국익과 민생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도 한미 FTA 협상중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만간 단식농성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임종인(林鍾仁) 의원은 27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청에서 "일방적인 퍼주기로 진행되는 FTA 협상을 막아야 한다"며 단식농성 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우리당 지도부는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일정한 평가를 거쳐 당론을 정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범여권 내부의 FTA 반대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당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FTA 협상이 타결되면 그 결과에 대해 평가를 하고 그에 따라 정치적 행위를 하면 된다"며 "단식농성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범여권 내부의 이 같은 갈등은 30일께로 예상되는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전후해 더욱 고조되면서 정치권 전반의 FTA 찬반 논란을 격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