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가 주의사항을 사전에 안내하지 않아 발생한 고장에 대해 높은 수리비를 청구해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청소기에 내장된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지 않을 경우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것. 더욱이 수리비가 청소기 구입가와 맞먹는 수준이라 뿔난 소비자는 수리를 거부하고 제품을 폐기처분했다.
반면, 국내 가전제품 제조사인 LG전자의 경우 제품설명서를 통해 ‘성능을 유지하기위해 헤파필터는 주1회 이상 청소해주시고 월1회이상 물로 깨끗이 씻어주세요’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25일 경기 김포시 장기동 거주 김 모(여.42세)씨는 일렉트로룩스 청소기(zac6707)를 23만3천원에 구입, 2년10개월간 사용해오다가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청소기 모터가 고장나 AS를 의뢰하자 담당기사는 “헤파필터를 2년에 한 번씩 교체해주지 않아 모터가 고장났다”는 설명과 함께 15만5천원의 수리비를 청구했다.
김 씨는 “청소기 구입 시 필터교환에 대해 안내받은 바 없었을 뿐 아니라 제품설명서 어디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며 “잘못된 사용법을 제조사 측이 그대로 방치해 제품 수명을 앞당긴 꼴인데 수리비까지 버젓이 청구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상황에도 고객센터 측은 “필터는 교환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굳이 설명까지 해야하느냐”고 대응, 김 씨의 화를 돋웠다. 결국 김 씨는 구입가와 맞먹는 수리비를 무는 대신 청소기를 폐기처분했다.
김 씨는 “필터 교체가 모터 고장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면 사전에 반드시 안내했어야 한다”며 “제품설명서 뿐만 아니라 청소기 필터 근처에 교체주기를 알리는 스티커라도 붙였어야 한다”고 업체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일렉트로룩스 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설명서에 필터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없었던 걸 확인했다”며 “현재 해당 제품은 단종된 상태이고 과거와 달리 최근 출시된 제품에는 모두 필터 교환에 대한 안내 문구가 명시되어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담원의 개인적 성향으로 미숙하게 응대했던 점을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사후관리에 보다 힘쓸 것이며 고객과는 직접 담당자를 연결해 보상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전문가는 “제품마다 다를 수 있지만 ‘헤파필터’는 주로 분진이 쌓이는 곳이기 때문에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 관리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