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호가 항해 1년을 앞두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업계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킬레스건이었던 스마트폰 부분에서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 자산 실적 등이 모두 부진한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퇴사한 직원의 편지로 인해 리더십에서도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작년 10월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을 필두로 전문경영인을 배제한 오너체제로 복귀했다.
CEO였던 남용 부회장이 스마트폰 쇼크를 견뎌내지 못한 탓이다.
구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나서자마자 "독한 LG를 만들겠다"는 취임 일성과 함께, 조직의 긴장도를 높이고 "3D로 한판 붙자" 등 경쟁사를 궁지로 몰아넣을 정도의 강력함을 보였다.
하지만 구 부회장 역시 스마트폰 열풍에 몸을 싣지는 못했다.
적자규모가 줄고는 있지만 LG전자 휴대폰사업은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갉아먹었다.
구 부회장 체제로 옵티머스 시리즈 10여종을 출시하며 물량 공세에 나섰지만 경쟁사의 아이폰이나 갤럭시S 시리즈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LG전자의 이번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20만대로, 2천만대 안팎의 애플과 삼성전자에 비해 격차가 여전하다. 점유율은 5.6%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를 앞세워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국내 휴대폰 시장의 55%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강력하고 확실한 메가 히트 모델을 내놔야만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달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사실이 국내에 전해진 다음날 삼성전자와 반대로 LG전자의 주가만 하락하는 굴욕도 겪었다.
올 초 12만1천원대던 주가는 현재 6만200원에 불과하다. 17조5천억원이던 자산 가치 또한 8조6천8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6조920억원보다 61.4% 줄어든 2조3천519억원에 그쳤다. IT업황 탓도 있으나 LG전자의 순이익 감소폭은 경쟁사인 삼성전자(20.6%)의 3배나 된다.
결국 LG그룹은 순이익면에서 현대차와 SK그룹에 자리를 내주고 6위까지 밀리게 됐다.
최근에는 5년 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소속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던 직원이 이직을 하면서 구 부회장의 리더십을 지적키도 했다.
그는 "LG전자는 이노베이션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노베이션을 주장만 하는 회사"라고 평했다. 이어 편지 끝부분에 "아쉽게도 CEO로부터 답장은 받지 못했다"며 "CEO가 답장을 할 회사라면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구 부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구 부회장은 '독한 결실'을 내며 LG를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당시 LG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25.4%개선된 1천5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취임 1년을 앞둔 현재 구본준호는 단순 비용절감 중심의 관리식 경영으로는 장기적인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58에서 1.63으로 높아진 부채비율이 이를 방증한다.
문제의 중심은 역시 휴대폰사업부다.
취임 반년 만에 삼성전자와 기술논쟁이 치열했던 3D TV부문의 시장 반응을 등에 업었고, 전통적 강세의 백색가전의 최대 실적으로 흑자를 일군 구 부회장의 '독한 LG'가 어떠한 반전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