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가뜩이나 저평가되어 있는 은행주들은 지난달 1일을 기점으로 동반 하락세를 이어가며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은행권 자산규모나 실적 등에 관계없이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의 기업가치가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나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보다 높게 형성되고 기업은행(행장 조준희)의 경우 실적 면에서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를 앞선 지 오래지만 시장평가는 냉담한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기준으로 은행주의 시가총액(주식*총발행주식수)을 살펴보면 신한지주의 현 주가는 4만1천150원(전일대비 3.74%↓), 시가총액 19조5천133억원(코스피 8위)으로 은행권 1위를 달리고 있다.
KB금융은 현재가 4만450원(전일대비 5.05%↓) 시가총액 15조6천279억원(코스피 10위), 우리금융은 현재가 1만400(전일대비 6.31%↓), 시가총액 8조3천826억원(코스피 28위)을 각각 보였다.
하나금융지주의 현재가는 3만4천400원(전일대비 4.97%↓), 시가총액 8조3천609억원(코스피 29위), 기업은행의 현재가는 1만5천원(전일대비 4.15%↓), 시가총액(코스피 31위)은 8조1천900억원이다.
신한금융이 은행권 가운데 상위에 랭크된 것은 올 상반기 실적 요인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실적은 1조8천891억원으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은 1조5천749억원, 우리금융 1조2천939억원, 기업은행 9천931억원, 하나금융 8천616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산규모만 놓고 봤을 때는 우리금융이 여전히 1위를 기록 중이다. 2분기말 현재 총자산 규모는 우리금융이 357조6000억원, KB금융 353조9천억원, 신한금융은 329조원, 하나금융은 211조, 기업은행 183조원 순이다.
이와 관련, 금융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겪은 '경영진간 내분사태'를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이익을 내왔다는 점과 그간 철저한 내실경영으로 조직의 기반을 다졌다는 점, 한동우 회장 체제가 들어선 후 외형상 조직 갈등이 대부분 봉합됐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너무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
반면, 올 상반기 기대를 모았던 우리금융 민영화는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또 다시 무산됐고 외환은행 인수에 사활을 걸었던 하나지주의 경우 '론스타 대주주 수시적격성' 문제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수개월째 답보상태에 처해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가 자유로운 신한금융과 KB금융에 비해 국책금융기관에 준하는 우리금융과 특수은행인 기업은행의 경우 제약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톱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기간이 지나면 일정수량의 자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부여한 권한으로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자사 주식을 사전에 정한 행사가격으로 구입해 주가변동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임일성 신영증권 금융팀장은 "최근 글로벌 매크로(거시) 환경이 악화되면서 은행주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데 유럽은행 등의 재정문제 해결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임 팀장은 신한금융이 다른 은행권 주식에 비해 높게 평가를 받는 이유에 대해 "신한지주는 연간 이익을 끊임없이 내왔고 주주들에게도 잘 했다"며 "다른 은행의 경우 실적부진 등 변동성이 심했고 아무래도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국책금융기관이란 한계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개별 은행의 스톱옵션 행사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나 주가변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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