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 '유럽발 악재'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100원대로 급등한 반면 코스피는 1740선 후반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조짐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4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13일)보다 30.5원 급등한 1107.8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1049원까지 추락했다가 대외적인 불안 요인으로 9일 만에 1084.5원으로 급등했었다.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이달 1일 1062원으로 하락한 후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와 이탈리아 국채만기 불안이 증대되면서 급격히 상승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도세(6천901억원) 등으로 전날보다 63.77포인트(3.52%) 내린 1749.16포인트를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한계가 있고 유럽 역시 재정위기 해법을 찾는 데 국가간의 이견이 커 일시에 거시적 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천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시했지만 미 공화당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설과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유로존 국채매입 전망이 제기되며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으나 실제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특히, 이탈리아는 15일 만기가 돌아오는 220억 유로의 국채 상환에 대비해 국채발행에 나섰지만 그리스의 경우 1년물 국채금리가 117%까지 상승하며 디폴트(국가부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을 막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30원 이상 급등한 것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반영된 결과"라며 "외국인들의 매도세와 위험자산 회피성향 증대 등으로 국내 증시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그리스 재정문제 해결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그리스 상황이 악화되면 환율이 더 오르겠지만 안정된다면 다시 큰 폭으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악재로 통화대비 달러와 유로존이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물론, 엔화가 1천440원까지 오르며 강세를 띠고 있는데 국내 수출기업들에겐 이득이겠지만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에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