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회장 강신호) 우리사주조합 조합원들의 심기가 편치 않다. 특히 최근 조합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미등기 임원들은 주가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항규 전무, 김순회 상무, 차봉진 상무, 박홍순 상무 등 동아제약 미등기임원 11명은 지난달 17일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동아제약 주식 19주씩을 배정받았다. 주당 취득가는 10만4천384원이었다.
이들은 또 이번달 8일에도 1주당 9만7천489원씩을 내고 각각 10~11주씩을 추가 취득했다.
하지만 최근 가파른 주가 하락 탓에 우리사주 취득이 그대로 손실로 이어져 쓴 입맛만 다시고 있다.
주식배정 직후인 9일 동아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2천800원이나 폭락해 9만2천200원으로 장을 끝냈다. 추석 연휴 끝나고 14일에는 100원 상승했지만, 15일 다시 급격히 떨어졌다. 15일 종가는 전일 대비 1천800원 하락한 9만500원이었다. 지난달 17일의 취득가(10만4천384원)와 비교하면 13.3%나 떨어진 셈이다.
15일 코스피지수가 24.9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동아제약 주가 급락은 심각성을 더한다.
문제는 앞으로의 주가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 그리스 디폴트 위험 등 유럽發 쇼크는 아직도 현재형인데다 보건복지부의 약가 일괄인하 의지로 실적도 갈수록 내리막길이다. 약가 일괄인하 시행 시 동아제약의 매출은 25~30%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믿을 건 박카스 슈퍼판매뿐”이란 자조어린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동아제약 주가는 지난달 4일 11만4천500원을 기록한 후 다소의 굴곡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파른 대세 하락 분위기를 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에게 '반강제'로 안기는 우리사주는 직원들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한다.
동아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우리사주조합은 조합원들의 급여에서 매달 일정한 금액을 신탁하도록 한다. 이어 조합이 결정한 시점에 일정한 주식을 배정받는 시스템이다.
즉 “지금은 시황이 좋지 않아 우리사주를 취득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되더라도 주식 배정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사주 특성상 주식 매매가 자유롭지 않아 설혹 배정 후 주가가 오르더라도 쉽게 차익을 실현할 수 없다.
우리사주 취득이 일종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으로 간주되는 세태 속에서 동아제약 미등기임원 11명을 비롯한 우리사주조합원들은 주가 차트를 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