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한전 신임 사장이 주주들의 환영 속에 취임했지만 취임식도 갖기 전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등 가시밭길 험로를 걷고 있다.
20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김 후보의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어 주말을 보내고 19일 김 사장 선임은 공시를 통해 공식화 됐다.
정부는 김쌍수 전 사장의 퇴임에 따라 김우겸 부사장 대행체제가 보름 넘게 지속되던 상황에서 미국발 쇼크에 정전사태 악재까지 겹치자 업무공백 최소화를 위해 사장 임명 절차를 주총 선임과 동시에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김 사장 또한 선임 안건이 통과되자마자 주말을 반납한 채 정전사태 보상 접수 등 관련업무 챙기기에 분주했다.
전력분야는 김 사장에게 있어 다소 생소한 분야지만 주주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그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대표를 역임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2007년 1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오른 김 사장은 2006년 2천397억원이던 매출을 2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7천527억원으로 불렸다. 18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870억으로 3천432원이던 주당순이익은 1만9천5원으로 크게 높였다.
2009년 3월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7조2천710억원이던 매출을 2년 만에 10조45억원으로 27.4% 늘렸다. 영업이익도 1천억원 증가했다.
3년 연속 적자에 빠진 한전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올 법한 대목이다.
하지만 취임 첫 날인 19일 정작 김 사장은 인사 대신 국정감사에서 정전사태에 대한 보고로 진땀을 뺐다.
이 때문에 당초 20일로 예정됐었던 취임식도 27일로 미뤄진 상태다.
김 사장 취임 전 발생한 문제니 만큼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지는 않겠지만 후속 대응조치에 대한 압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국감에서 김 사장은 만년 적자 꼬리표를 달고 있는 전기요금과 관련해서도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용섭 의원(민주당)은 TK(대구경북)-고려대-현대건설로 이어지는 대통령과의 인연을 들어 낙하산 인사라고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주변 상황이 어렵지만 김 사장은 최대한 빠르게 정전사태 수습을 통한 안정을 찾고 향후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둔 경영을 펼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한전 주가는 전날보다 0.90% 하락한 2만1천900원에 장을 마감해 김중겸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 않았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을 이끌며 놀라운 경영성과를 보였던 김 사장의 능력이 한전에서도 통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