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면허 1호' 삼부토건이 잇따른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 4월 만기가 돌아 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3천69억원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러나 자산규모가 1조원을 웃돌고 연간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내는 알짜기업 오너의 꼼수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불과 3개월여만에 회생절차를 취하했다.
지난 6일에는 회사 전.현직 임원들이 수백억원대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협의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삼부토건의 주가는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이후 9%이상 곤두박질 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일 삼부토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내렸다.
삼부토건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부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삼부토건은 평당 800만원을 주고 매입한 토지를 2003년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을 추진됐으나 아직까지 착공조차 않고 있다.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상단 왼쪽)이 2005년 1월 이해찬 총리와 한국경영자총연합회를 나서고 있다.
조남원 삼부토건 부회장(하단 오른쪽)이 같은 해 6월 '건설의 날' 기념식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부토건의 자금횡령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6일 회사에 들이닥쳐 검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일부 PF사업장에 대한 관련 서류를 가져갔다.
검찰은 삼부토건 임직원 10여명이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관련 거액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또 삼부토건이 카자흐스탄 오피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거액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은 우리은행 등 7개 시중은행으로부터 2년 만기로 총7천5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받았다. 이중 PF자금 3천69억원은 삼부토건의 자기자본 3천353억원(지난해 말 기준) 95%에 육박한다. 삼부토건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오피스 및 르네상스호텔과 남우관광주식(삼부토건 95.2%,보문관광4.5%)을 담보로 제공했다.
현재 삼부토건은 족벌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법정관리를 신청하기 한 달 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조남욱 회장의 차남 조시연씨가 이 회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회장은 삼부토건의 창업주인 고 조정구 회장의 맏손주로, 차남을 등기임원으로 올리면서 실질적인 후계구도를 정립했다.
조 부사장은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MBA를 획득한 이후 2002년부터 삼부토건에서 근무해왔다. 등기임원 선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과 바로 밑 동생인 조남원 부회장은 현 삼부토건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회사가 지분 95.23%를 보유한 남우관광의 등기임원으로 활동중이다.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물론 회사측은 이같은 소문을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조 부회장(재직기간 36년)은 형 조 회장(35년)보다 1년 먼저 삼부토건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해 왔다. 부인 신용옥씨는 외환은행에 다니던 금융인으로 삼부토건의 유통업 계열사인 여의상사 감사로 있다.
삼부토건은 올 1.2분기 총 1천890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6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해 말 124%였던 유동비율은 올 1분기 95%까지 내려갔고, 3천800억원의 장기차입금이 쌓이면서 부채비율은 216%에서 지난 6월 말 727%로 급격히 악화됐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자사 일부 전.현직 임직원이 PF 사업관련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외부에 고발돼 지난 6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고발내용 및 혐의사실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