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플래닛을 통해 그룹의 숙원이었던 해외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T스토어, 멜론 등 국내에선 이미 검증이 끝난 서비스로 도전하는 데다가 그 선봉장인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의 경험과 역량 또한 만만치 않아 그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은 상태다.
◆SK그룹 글로벌화의 첨병? SK플래닛 출범
"개방과 공유를 바탕으로 글로벌사업을 확대해 5년 뒤 기업가치 5조원의 아시아 최고 플랫폼회사가 되겠습니다"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은 11일 서울 을지로 SK플래닛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개방과 혁신을 통한 상생협력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 이노베이터'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국내 글로벌 기업 중 하드웨어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소프트웨어에서는 SK텔레콤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 플랫폼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난 1일 자회사로 출발한 SK플래닛은▲ T스토어, T맵 등의 '플랫폼'▲ 호핀(Hoppin), 멜론 등 '뉴미디어'▲ 11번가를 중심으로 한 '커머스'(Commerce) ▲ 복합디지털기기 매장 이매진을 포함한 '미래유통망'을 4대 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 사장은 이중 '플랫폼' 부문과 '뉴미디어' 부문에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중국, 대만 등에 T스토어를 론칭한 상태고 앞으로는 T스토어를 비롯해 호핀, 멜론 등의 서비스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T스토어는 중국 차이나 모바일, 레노보(Lenovo), 일본 그리(Gree) 등과의 제휴에 이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연내 일본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서 사장은 "통신 영역은 각 국가별 사업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가치를 창출하기 쉽지 않지만 플랫폼 부분은 해외 진출이 훨씬 용이하다"며 "한국의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세계로 진출시켜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진입도 계획하고 있다. 서 사장은 "시장 진출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부분을 가지고 와서 추가적인 역량을 덧붙이는 게 효과적이다"라며 "몇 조 단위 기업은 아니지만 작은 것 몇 개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진우 사장 역량 발휘될까?
SK플래닛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선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신임 CEO인 서 사장의 역량에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과 그동안 쌓아온 역량이 만만치 않다는 것.
최 회장이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준비하며 경영수업을 받던 선경텔레콤(SK텔레콤의 전신) 출신인 서 사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재임 시 싸이월드의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해외에도 밝아 SK그룹 내 대표적인 '해외통'으로 불린다.
특히, 서 사장은 2000년대 초반 SK텔레콤이 만들어 2006년 매각한 와이더덴 사업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도 갖고 있다.
서 사장은 "개인적으로 작지만 와이더덴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해외시장에 진출시켰고 매각했던 경험이 있다"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시장의 룰이 바뀌며 전체적인 시장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여서 새로운 마켓리더가 태동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해외진출로 내수용 기업 꼬리표 떼기
SK플래닛의 해외진출은 SK그룹 전체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사실 SK플래닛이 출범했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서 사장은 "당장의 수익에 연연해하지 않고 5년 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존과 완전히 다른 실험과 도전을 통해 육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음에도 그룹 전체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최태원 회장의 숙원인 해외진출을 가장 순조롭게 이룰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을 꿈꿔왔고 어느 정도 실적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달려있는 내수용 기업 꼬리표를 떼기 위함이라는 것.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을 선두로 한 SK그룹 제조사들은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등이 미국·중국 등 해외 진출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쓴맛을 보고 있는 데다 SK이노베이션의 기름수출도 창의성과 기술이 결합된 자체 생산제품이라기보다 임가공품에 가깝다는 시선이어서 여전히 내수 기업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 회장이 최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에 참여한 것도 사업다각화를 통한 기업의 체질변화와 함께 해외진출 모색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젊은 산업이기에 그만큼 글로벌 진입장벽이 낮은 플랫폼 시장을 공략, 구글·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최 회장의 계획과 그 일보를 담당한 SK플래닛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