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대한해운 '산넘어 산', 회생 발판 마련했지만 적대적M&A 노출
상태바
대한해운 '산넘어 산', 회생 발판 마련했지만 적대적M&A 노출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1.10.18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해운의 회생계획안이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으면서 공중분해될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부실경영으로 불어난 부채를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또 대주주 지분이 대폭 줄어들면서 적대적 M&A노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대한해운은 자산 1조7천억원, 부채 1조9천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진방 대한해운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유상증자만 2차례 실시한데 이어  이번엔 전체 유통주식의 80% 이상을 감자키로 결정했다.  자본을 1조4천억원,부채를 3천억원으로 조정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해운의 실적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4천억원에 불과하고, 영업손실액은 3천억원, 순손실액은 7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 상태로 1년만 더 간다면 1조4천억원의 자본금을 다시  순식간에 까먹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2008년까지만 해도 매출 3조원대, 영업이익 5천억원대의 잘 나가던 회사였으나 공격적으로 배를 빌려 영업을 하다 용선료 지급 부담을 견디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2008년 1조3천800억원의 부채는 이듬해 2조1천4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동안 자기자본은 1천500억원에서 불과 6천2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에는 자기자본이 5천억원대로 급감했고, 올해 2분기 -2천55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결정적인 원인은 2008년부터 계속된 해운업 불황. 2009년 말 대한해운은 5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총 6천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영업손실액은 1천800억원대로 감소했으나, 올 상반기 3천억원대로 다시 급증하면서 순손실액도 2배 불어난 7천800억원이 됐다.

더욱이 대한해운의 매출액 80%를 차지하는 벌크선 시황은 2007~2008년 과잉공급으로 인해 배를 해체해 고철을 팔아 연명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오는 2013년 즈음에는 업황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해운의 앞날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8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4만4천원이 넘던 주가가 올해 초 2만5천원으로 떨어졌고, 이번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실시로 지난 17일에는 8천550원까지 추락했다.

이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신을 포함한 최대주주와 친인척, 관계사 및 임원의 경우 액면가 5천원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고 일반주주의 경우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으로 오는 20일 감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자사주 28만5천731주는 무상 소각, 이에 따른   자본금은 감자 전 821억1천560만원에서 146억9천600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수도 감자 전 1천642만3천122주에서 293만9천251주로 82.1% 줄어든다.

즉 기존에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 중 대주주의 주식은 10분의1로 줄어들고, 소액주주의 주식은 5분의1로 감소되며 나머지 주식은 소각된다.

대한해운은 이번 감자로 오는 19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이로인해 주가는 17일 1만100원에 시작해 하한가(8천550원)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동안 50만주가 넘는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84만3천주 이상이 거래됐다. 1천650억원의 시가총액은 순식간에 246억원이 증발됐다.

이 회장은 또 1주당 5천원에 기존 주식발행수보다 더 많은 1천663만285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구주권 제출기간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며 신주교부는 오는 11월23일, 상장 예정일은 24일이다.

대한해운 투자자들은 "지난 14일 회생안가결로 인한 주가 상승을 맛볼 여유도 없이 바로 무상감자와 거래정지 기간을 감내할래, 아니면 지금이라도 도망갈지 선택을 강요하는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시장에서는 대한해운이 이번 감자를 하면서 이 회장 등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17.67%에서 10분의1인 1.76%로 줄어들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될 수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대한해운이 회사채 투자자들의 출자전환 비율을 현금변제 40%와 주식전환 60%로 결정하면서 영국 덴마크 등지의 주요 회생채권사들의 지분율이 8% 이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3자배정 대상자 2천58명 가운데 총 발행주식수 대비 2% 이상인 회생채권자는 3개 회사다. SK해운의 영국법인은 66만8천732주를 배정받아 전체 주식수(1천956만9천536주)의 3.4%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또 덴마크의 로리첸벌커스도 46만8천53주(2.4%), 미국 노르워크스타 역시 44만5천718주(2.3%)가 배정된다.

해운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이 과거 적대적 M&A의 표적이 됐던 선례가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어떻게 대비할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는 대한해운 지분을 20%대까지 끌어올리며 적대적 M&A를 시도했으나 당시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실패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